여느날과 다르지 않은 귀가였다.
날 맞아줄 봄날 같은 따뜻한 목소리와
갓 구워낸 군고구마 향이 살짝 풍기는 그녀의 손바닥 냄새
그리고 항상 내 볼에 부벼주던 복숭아 솜털처럼 보송보송한 그 볼
기분 좋은 미소와 함께 날 기다려주는 그녀의 목소리, 손바닥, 볼을 기대하며
현관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하지만 어두컴컴한 집안의 을씨년스러운 냉기만이 날 맞는 순간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두근거리는 심장소리가 점점 더 크게 들린다.
그리고 내 책상위에 붙은 포스트잇 한장.
그녀의 필체다.
'자신의 손길이 닿았던 것은 아무것도 만지지 말라'는 그녀의 편지
.
.
.
.
그녀는 감기에 걸려 엄마와 병원에 갔다.
아빠가 감기 옮을까봐 자기가 만진 것은 아무것도 손 대지 말라고 한다.
'절 데 로'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