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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영양사입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163713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모카빠앙
추천 : 3
조회수 : 558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9/29 18:5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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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공부를 하다 보니 이래저래 슬퍼지네요.

지금 현직 영양사이고, 영양교사가 되고 싶어 일과 대학원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힘들죠 일도 많고 공부할 것도 많고

그래도 이제 좀만 더 공부하면 시험 볼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행복했었는데

요즘은 그냥 인터넷만 보면 너무 슬퍼서 공부하고 싶은 생각이 자꾸 없어집니다.




하루 종일 일하고, 퇴근하면 공부하고, 너무 피곤할 때 기분 풀려고 잠깐씩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하는데

영양사는 식단만 짜고 밥은 조리사 및 조리원들만 하는데 영양교사가 왜 필요하냐?라는 말을 많이 접합니다.




제가 영양교사가 되고 싶은 이유는 초등학교에 근무하는 영양교사가 되고 싶어서인데

어린 학생들이 올바른 식습관을 형성하고, 수업 시수는 많지 않겠지만 조금이라도 수업을 통해서

아이들이 올바른 영양 및 위생 지식을 가지고 보다 더 건강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였습니다.




현재 근무하고 있는 곳에서는 정말로 영양상담이 필요한 학생들은 상담을 하지 않고,

원푸드 다이어트를 하려고 하는데 뭘 먹으면 좋을까요? 하면서 물어보는 게 대다수 입니다.

머리가 아파요.

식사일지를 써봐라. 원푸드는 좋지 않다. 골고루 먹고 운동을 해야한다.

이거 한번 읽어봐라 해도 안듣습니다.



네 뻔한 말이죠. 뻔한 말이어도 정말 필요한 말인데 학생들은 듣지 않죠 그럴 때 생각이 듭니다.

 아 정말 어렸을 때부터 영양교육이 됐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고 말이죠..




같이 근무하시는 조리원분들도 매일 청결하게, 위생적으로 하신다고 하지만 연세도 있으시고

위생 지침을 자주 잊어버리려서 실수로 라도 육류용 도마에 과일을 써는 걸 볼 때면

참 화가 날 때도 많습니다. 매일 쫓아다니면서 설거지할 때 전처리용 앞치마 입지 마세요. 고무장갑 색 구분해서 쓰셔야지

또 잊어버리셨나요. 잔소리만 한가득입니다. 매달 위생교육을 하는데 실수하실 때면 정말 많이 화가 납니다.




나 혼자 지침, 법에 매달려서 예민한 사람 같고

배식 시간에 맞추지 않고 조리 조금 빨리해도 괜찮아하실 때면 진짜.... 답답할 때도 많습니다



아 물론 그럴 때는 로또를 삽니다. 언젠가는 당첨이 되겠지요

당첨이 되면 뭘 할까 하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지기도 합니다.



실수하시는 것만 빼면 참 좋으신 분들이고 매일 엄마처럼 생각하며 잘 지내고는 있지만

그래도 이게 맞는가 싶을 때가 많아요.



나는 이렇게 하나하나 신경 쓰면서

식단 작성할 때도 영양소 다 맞춰가며 열심히 작성한 건강한 식단을 제공하면 돈가스나 달라고 합니다.

돈가스 네 줍니다. 매달 줘요. 근데 학생들이 두부 싫어하죠, 생선 싫어하죠

오로지 고기만 주라고 합니다. 나물은 덜어가지도 않아요.



그럼 영양소가 불균형하니 고루고루 먹어야 한다 하면

이모는 잔소리만 한다고 합니다.



야, 나 아직 결혼도 안 했어라고 하고싶지만

오늘도 웃으면서 그래도 먹어야 이쁜이란다 하고 웃어넘깁니다.




제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의식의 흐름대로 막 적었네요

그냥 속상해서요

그냥... 나도 정말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아이들을 위해 정말 많이 생각하고 있는데

나는 교사가 돼도 담임이 아니니까, 시험문제도 출제 못하는 식단만 짜는 영양사니까

공부해봐야 뭐해. 그냥 남들이 생각하는 만큼만 일하자 하는 생각이 커지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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