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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길 - 김민기
게시물ID : music_1763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탄두
추천 : 3
조회수 : 37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1/05/15 13:26:59
동산에 아침 햇살 구름 뚫고 솟아와, 새하얀 접시꽃잎 위에 눈부시게 빛나고 발 아래 구름바다 천리를 뻗었나, 산 아래 마을들아 밤새 잘들 잤느냐 나뭇잎이 스쳐가네 물방울이 날으네. 발목에 엉킨 칡넝쿨 우리 갈 길 막아도 노루 사슴 뛰어간다 머리 위엔 종달새, 수풀 저편 논두렁엔 아기 염소가 노닌다 가자 천리길 굽이 굽이쳐 가자 흙먼지 모두 마시면서 내 땅에 내가 간다 쏟아지는 불햇살 몰아치는 흙먼지, 이마에 맺힌 땀방울 눈가에 쓰려도 우물가에 새색시 물동이 이고 오네. 호랑나비 날으고 아이들은 촐랑거린다 먹구름이 몰려온다 빗방울도 떨어진다. 등 뒤로 흘러내린 물이 속옷까지 적셔도 소나기를 피하랴 천둥인들 무서우랴, 겁쟁이 강아지는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가자 천리길 굽이 굽이쳐 가자 흙먼지 모두 마시면서 내 땅에 내가 간다 동산에 무지개 떴다 고운 노을 물들고, 하늘가 저 멀리엔 초저녁 별 빛나네 집집마다 흰 연기 자욱하게 덮이니, 밥 냄새 구수하고 아이들을 부르는 엄마 소리 가자 천리길 굽이 굽이쳐 가자 흙먼지 모두 마시면서 내 땅에 내가 간다 출렁이는 밤하늘 구름엔 달 가고, 귓가에 시냇물 소리 소곤소곤 얘기하네 졸지 말고 깨어라 쉬지 말고 흘러라. 새아침이 올 때까지 어두운 이 밤을 지켜라 가자 천리길 굽이 굽이쳐 가자 흙먼지 모두 마시면서 내 땅에 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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