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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깨나하는 여자친구에게 쓰는 사과문
게시물ID : love_1639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큐쨩
추천 : 16
조회수 : 3778회
댓글수 : 23개
등록시간 : 2016/11/26 16: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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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이 자리를 빛내주시는 신사 숙녀 여러분
이렇게 귀한자리에 누추한분들이 오셔주셔서
고개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저는 이 자리를 빌어
지금 여자친구에게 이런저런 저의 문제에 대한
사과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니 물론 저는 졸업논문을 써야하는 입장이지만
졸업논문을 쓰며 1분에 40번씩 한숨을 쉬는것에 지쳐
잠시 숨을 돌리고자 이렇게
연게에 글을 쓰고 있는게 절때 아닌것을
꼭 좀 알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허우대만 멀쩡한 인간입니다
아니 허우대도 사실 멀쩡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때 짝꿍에게 
얼굴을 너무 많이 얻어 맞아서 얼굴이
박살나 있습니다 

특히나 저는 행사와 일정에 약한 남자입니다
알기쉽게 예를들어보자면
13일 아침 10시 비행기를 타야하는 
상황에 놓인다면 저는 
13일 아침6시에 짐을 싸기 시작합니다

내일 뭔가 행사시간이 잡혀있으면
그 전날까지는 그게 몇시에 시작인지 알지못합니다

저는 절 믿고 있습니다
그 행사가 아침 8시 시작하는 행사가
아닐꺼라고 확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결국 그 전날 밤에 스케줄을 확인해보면
늘 저는 저에게 뒷통수를 얻어맞습니다 

이런 나사풀린 인생을 살고 있는 저에게
여자친구가 생겼습니다
남자친구가 이모양이라 제 여자친구는
저의 일거수 일투족을 따로 관리해주고 있습니다

여자친구님께선 
몇번이고 저의 목숨을 살려주셨습니다
여자친구가 아니였으면
어디고 제 시간에 찾아갈수 있는 사람일수 없었을겁니다

여자친구분, 핸드폰 스케줄앱을 저때문에 
두개 쓰시는거 정말 죄송합니다...



일단 핑계를 대 보고 싶습니다
일본이라는곳은 정말 교통이 거지같습니다
그래도 6년이라는 적응기간때문에 
저는 드디어 혼자 전철을 탈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참 긴 시간이였습니다.
처음에 일본에 왔을땐 웬만하면 다 자전거를 타고
가려고 했었던 저이지만...

친구들이 그곳까지 자전거 타고 갈꺼면
지금 언능 출발하지 않으면 늦는다고 
절 말리기 시작했을때
저는 전철이라는 현대문명의 이기를 
배워야한다고 통감했습니다

그래도 전 버스는 절때로 타지 않았습니다
이건 흥선대원군이 서양의 문물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하던 그 마음과 같습니다

저는 버스를 제 안으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버스타면 10분이면 갈 거리도 
내가 탈줄 아는 전철을 타고 돌아돌아 50분에 갔었습니다

하지만 제 여자친구분께서는
이런 저를 알아보시고
버스 정류장의 위치와 
버스 번호를 찾아 주시기 시작했습니다

여자친구분 저에게 버스타는방법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밥을 대충 때워먹는 사람입니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메뉴는 
편의점도시락이라는 메뉴입니다

혹은 편의점에서 파는 빵도 즐겨 먹고
아니면 편의점에서 삼각김밥을 사 먹기도 합니다

가만 이렇게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제가 좋아하는 메뉴는 편의점 도시락이 아니라
편의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1초 했지만
그건 그냥 기분탓입니다

제 몸의 영양상태가 문제였었을겁니다
요즘은 계단만 올라가도 머리가 핑핑돌고
다리가 후들거리는게 여간 힘든게 아니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층을 올라가도 엘레베이터를 이용합니다

절때로 떨어지는 체력을 나이탓으로 돌리고싶지
않은 저의 이 마음 다들 이해하실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 여자친구분께선
요리가 정말 끝내줍니다
심지어 식재료도 제가 듣도보지 못했던 애들로다가
잘 나옵니다

유학생인데 전복, 장어, 한국의 마른반찬, 등등을 먹는사람
아마 지구에 몇명 없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여자친구분께서 해주신 밥을 먹고 있으면
내가 지금 한국 인사동 한식레스토랑에 와 앉아있는건지
일본에서 비루하게 살고 있는건지
감이 잘 잡히지 않을때가 많습니다 

초딩입맛인 제 입맛에 딱 맞춘
햄 촵촵, 소세시 촵촵음식도 잘 해주십니다

이젠 계단도 잘 올라갑니다


IMG_0230.JPG


IMG_0235.JPG


아... 참고로... 

두번째 사진의 골뱅이소면을 먹고
이박삼일을 식중독으로 쓰려져 있었지만
고열에 시달리다가 몸에 열꽃도 조금 피기도 했지만
보기 이쁘고 좋았습니다
뭐든 꽃은 좋은거 아닙니까?

전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다만, 죽다 살아난 저에게 
"골뱅이 소면 한번 더 먹여야지 확인사살해야지"
라고 말했던 여자친구분의 친구씨는

기억해 둘껍니다.



항상 별거 아닌 절 아껴주시고 이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자친구분

제가 이런놈인건 정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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