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산불지역에 골프장 2곳 추진 ‘물의’
[경향신문 2006-04-29 10:12]
양양지역 주민이 28일 27홀 규모의 골프장 건설이 추진 중인 양양읍 감곡리와 강현면 금풍리 경계지점 일대를 가리키고 있다. 이 지역엔 지난해 4월 산불때 고사된 나무들이 그대로 방치돼 있다.
천년고찰 낙산사를 초토화시킨 지난해 양양 산불 피해지역에 대규모 골프장 2개의 건설이 추진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산불 피해지역에 골프장을 만드는 데 대한 거부감은 물론 골프장 예정지 인근이 상수원보호구역이란 점 때문에 주민의 반발이 거세다. 하지만 양양군은 거대한 면적의 산불피해 지역에 대한 숲 복원 부담을 덜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할 기회라며 골프장 건설 계획을 환영하고 있어 민·관 갈등이 우려된다.
28일 양양군 등에 따르면 학교법인 ㅁ학원은 2009년까지 양양읍 감곡리와 강현면 금풍리 일대 47만여평에 27홀 규모의 골프장과 120실 규모의 숙박시설을 건립키로 하고 사업부지 사용 승낙서를 받아놓은 상태다. 또 ㄹ사는 양양군 현남면 임호정리, 입압리, 원포리 지역 일대 71만여평에 27홀의 골프장과 콘도를 건설키로 했다. ㄹ사는 이미 40%에 해당하는 토지를 매입했다.
이 골프장 건설 계획은 아직 사업 승인을 받지 않았다. 하지만 두 업체는 산불피해 지역에 골프장을 만들 경우 환경영향평가 등 인·허가 절차가 다른 곳보다 쉬울 것으로 보고 있다.
양양군측은 관광경기활성화와 그에 따른 세수증대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 골프리조트 사업 추진에 최대한 협조할 방침이다. 양양군 투자유치사업단 관계자는 “산불피해 지역 6백50만평에 대한 조림사업은 재정자립도가 취약한 군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골프장 2개가 들어서면 40억~50억원의 세수증대와 수백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양양군민 김모씨(36)는 “재앙을 입은 지 1년도 안돼 가슴의 멍울이 가라앉지도 않았는데, 조기 숲 복원은커녕 골프장 건설이라니 배신당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속초·고성·양양 환경운동연합은 최근 골프장 건설 계획을 백지화하고 조속히 생명의 숲 복원작업에 나설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냈다. 환경연 김성미 사무국장은 “골프장이 건설되면 농약·비료 사용으로 생태계가 파괴될 것”이라며 “주민들과 연대해 반대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국장은 “골프장 예정지 인근에 상수원인 화상천이 위치해 식수공급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골프장 예정지 부근의 ‘낙산노인전문요양원’에 거주하는 김영애 할머니(73)는 “산 좋고 물 좋은 곳에서 여생을 보내려고 했는데 다 틀렸다”며 “면역력이 약한 우리에겐 화마(火魔)보다 골프장 농약이 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 요양원에는 60여명이 지내고 있으나 골프장 건설 소식이 알려진 이후 마음 편히 잠들지 못하고 있다고 요양원 관계자는 전했다.
그러나 ㄹ사 관계자는 “대다수 주민이 찬성하고 있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화상천의 상수원보호구역을 해제하고 취수원을 상류로 이동시키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양양|최승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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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새만금사건때도 절대 반대, 천수산 사건때도 절대 반대를 외쳤습니다.
오유인들의 마음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전 절대 반대합니다.
환경은 인간의 힘으로 되돌릴 수 있는게 아닙니다.
청계천도 어디 그게 복구입니까? 환경을 살렸습니까?
절대, 절대 반대입니다.
이런거 볼때마다 마음의 찢어질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