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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의 꿈
게시물ID : readers_164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종이상자
추천 : 1
조회수 : 314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4/10/03 19:53:44
여름인데도 그 날은 바람이 시원하다고만 생각했다.


그녀와 나는 작은 시골  한 기찻길 건널목에서 기차가 들어온다는 종소리를 듣고 서 있었다.



통행금지



내려진 차단기가    그녀와 나의 모습인듯 답답하게 느껴진다. 




난 작은 꿈을 꾸고 있었다.



"꼭 이렇게 가야 해?"



"이런식이 아니면 안될것 같아."



그녀의 분홍 원피스가 바람에 살짝 나부낀다.



그녀는 더 이상 날 돌아 보려 하지 않았다. 



그녀의 가날픈 손은 그녀의 의지만큼 작은 손가방을 꽉 쥐고 있었다.


변한 것은 없었다.


그녀와 처음 만났을때도 그녀는 저 가방을 들고 있었다


.. 그리고 이제 저 작은 가방을 들고 떠나는 것이다.


무슨 말을 할려고 했지만 금속성 종소리와 함께 기차가 소리지르며 지나가는 바람에 난


더이상 아무런 말도 할수가 없었다.


주위의 모든 사물이 정지되고만 있었다..


단지 그녀와 나 그리고 보이는것은 것은 기차가 지나가면서 찰랑대는 그녀의 머리와


나풀거리는 그녀의 원피스밖에 없었다.


"사랑한다고!!"


내가 소리를 질렀다.


그러나 기차가 지나가는 소리에 파묻혀 나조차 무슨말을 했는지 알수 없었다.


그녀는 작은 시골 간이역까지 걸어가면서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길옆으로 아카시아


꽃이망울져 피어 있었다.


그녀가 그 향기에 예전처럼 반응하지 않고 길을 걸어가는 모습은 딴 사람처럼 느껴진다.



역무원도 보이지 않는 시골역 정차부스에 그녀는 이제 진짜 기차를 기다린다

.


상행선 무궁화호 기차가 오자 그녀의 머리카락은 또다시 찰랑거린다. 그녀는 여전히



나에게 시선조차 주려 하지 않았다.



기차는 도착했다.


그 기차에 오르며 그녀는 뒤를 돌아 나를 쳐다봤다.


"사랑? "


그리고 그녀는 희미하게 미소를 지었다.


"풋..."


그녀가 탄 기차가 지나간 선로위에 작은 아지랭이가 피어 오르고 있었다.





산에는 아카시아 꽃이 주렁주렁 피어올랐다.


나는 무심코 작은 기찻길이 있는 건널목을 지나쳐 길을 걸었다. 비록 더운 날씨지만


그 향기에 고개를 들어 산을쳐다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뒤를 돌아 건널목을 다시 돌아보았다.



누군가를 기다리지는 않지만 그 날 나는 그 기찻길 건널목을 오랫동안 서성거렸다.



따가운 햇살이었지만 기차가 지나가고



 잠시 그 여름날의 꿈이 지나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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