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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발전에 대한 오해를 풀고싶습니다
게시물ID : bestofbest_16458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구기사
추천 : 371
조회수 : 48784회
댓글수 : 123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4/06/08 00:24:54
원본글 작성시간 : 2014/06/06 22:44:49
저는 태양광발전 산업에 종사하고있는 공돌이입니다. 
최근 고리원전에 대한 말들이 많이 나와서 덩달아 태양광발전의 실효성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더라고요. 
저야 어짜피 이쪽산업에 몸을담고있기 때문에 팔이 안으로 굽을수 밖에 없겠지만, 그래도 터무니없는 말씀들을 사실인양 주장하시는 분들때문에 조금 지루한 글을 주저리 써보겠습니다. 

아직까지 원자력은 필요악이라고 주장하시는 분들은 태양광발전의 효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의견을 설파하십니다.
하지만 여기서 효율이란 말의 뜻을 잘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예컨데, 
case 1. 200W 태양전지모듈 / 효율 15%
case 2. 200W 태양전지모듈 / 효율 17% 
위 두가지 모듈 중 어느 쪽이 더 발전이 잘될것 같습니까? 
상식적으로 효율이 높은쪽이 더 발전이 잘된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사실 두 모듈의 발전량은 똑같습니다. 
차이점은 태양전지모듈의 면적이죠. 15%의 모듈이 17%모듈보다 면적이 약간 큰것뿐입니다. 
왜냐하면 태양광발전의 주 연료는 다름아닌 태양광이며 태양광을 많이 받기 위해서는 당연히 면적이 넓어야 하니까요. 
반면 면적이 상대적으로 더 좁은대도 발전량이 똑같이 나온다면 그걸보고 효율이 좋다라고 말하는겁니다.
원자력발전은 핵분열 에너지를 전기에너로 변환하는 장치이고, 태양광발전은 말그대로 태양의 빛을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비교하는건 그다지 의미가 없습니다. 
만약 태양광발전의 효율이 원자력발전보다 높아지면 태양광이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할까요? ㅎㅎ

유언비어처럼 들려오는 '태양광발전으로는 에어컨 하나도 돌리지 못한다' 라는 오해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쥐X켓에서 파는 장난감 태양광 키트로 에어컨을 돌리려면 당연히 안될수 밖에 없어요. 
얼마전 과게에서 논란이 되었던 창문에 붙이는 태양광 충전기도 마찬가지입니다. 
태양 빛을 받아들이는 면적이 너무 좁기때문에 충분한 발전이 되지않는겁니다. 
그정도 면적이라면 모듈의 효율이100%라도 만족할만한 발전량이 나오지 않는게 당연지사입니다. 
요즘 태양광발전사업용으로 주로 보급되는 용량은 100kW 내외인데요. 
이 정도면 왠만한 소형 공장의 지붕에 설치했을때 해당 공장하나는 충분히 가동시킬수 있는 전력양이죠. 
설치면적을 적절히 넓힌다면 결코 무시할만큼 적은 발전량이 아닙니다.  

하지만 태양광발전의 진짜 중요한 문제는 효율이 아니라 발전이 가능한 시간입니다. 
태양광발전이 정격출력으로 발전할수 있는 시간은 하루에 고작 4시간 정도입니다. 
반대로 원자력은 1년 365일 발전량이 항상 일정합니다.
언듯 보기에 당연히 지속적으로 공급이 가능한 원자력이 훨씬 좋아보이죠. 실질적으로 맞는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력을 많이 사용함으로써 발생하는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이 왜 생기는지도 생각해야할 문제입니다.
원전을 추가로 건설하면 블랙아웃을 예방할 수 있을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아닙니다. 
원자력발전은 시시각각 변하는 전력수요에 적절히 대응을 할수가 없습니다.
앞서 말한대로 원전은 한번 가동을 시작하면 고장이나 천재지변이 발생하지않는 한 멈추거나 조절을 할수 없기 때문입니다.
단지 평상시 사용가능한 부하의 총량을 늘려주는 의미밖에 안됩니다. 
평상시에 항상 전력을 공급받아야 하는곳이 어디일까요? 
바로 산업용 전기입니다. 
가정용 전기는 산업체처럼 꾸준히 사용하는게 아니라 계속 변하는 변동부하이기 때문에 원자력발전과는 거의 관련이 없어요.
실제로 부하조절용 발전은 원자력이 아니라 화력발전소가 대부분 담당을 하고있습니다. 
누군가 블랙아웃을 막기위해 원전을 추가로 건설해야한다고 말했죠? 그거 다 개소리입니다. 
그릇의 크기를 키운다고 비어있는 그릇의 공간을 우리나라 기업들이 그냥 놔두겠습니까? 
얼씨구나 좋다~ 하고 설비를 증설하겠죠. 
그럼 결국 일정시간이 지나면 우리가 쓸수있는 예비전력은 원전을 증설하기 전과 똑같아집니다.
항상 그들이 추구하는 경제발전과 기업하기좋은 환경을 만들기에는 좋을지도 모르겠군요. 
오직 기업을 위해 국민의 위험부담과 훗날 방사능폐기물 처리에 대한 리스크까지 감수하는 대가를 치룬다면... 

반면 태양광발전은 조금 다릅니다. 
태양광으로 발전한 전력은 기업이 사용하기에 적절하지 않거든요. 
오히려 가정에서 사용하는 전력에 대응하기 좋습니다. 
태양이 내리쬐는 시간과 각 가정 및 상점에서 전기를 사용하는 시간대가 비슷하기 때문이예요. 
특히 블랙아웃이 발생하는 시간대가 태양광발전이 가장 잘되는 시간이기도 하죠. 
현재 첨두부하조절용 발전소로 사용되는 화력발전의 부담을 태양광발전이 어느정도 덜어줄 수 있다는 말입니다. 
공교롭게도 화력발전은 탄소배출에 의한 환경문제와 국제협약때문에 증설을 하기힘듭니다. 
그렇다면 남는건 결국 부하변동에 대비할수 있는 태양광발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밖에 없습니다. 
물론 아직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습니다. 
현재시점에서는 경제성이 떨어지는게 사실이죠. 
하지만 머지않아 신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를 대체할 그날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지금부터 기술개발과 보급에 투자를 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당장 경제성이 떨어진다고 해서 손놓고 있다가 그때가서 후발주자로 부랴부랴 따라가다가는 해외의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지금처럼 영원히 에너지자립도가 낮은 우리나라로 남을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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