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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복도 재활용쓰레기 적재와 관련해서 있었던 일입니다.
아래부터는 편의상 음슴체로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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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서울의 오피스텔에서 자취하던 우리 남매는 작년 이맘때부터 경기도에서 함께 살게 되었음.
둘이 각각 들어가는 보증금, 월세 따져보니 합쳐서 경기권 서민아파트에 세 들어살면 핵이득이라는 결론이어씀 (서울 월세 너무 비싸여ㅠ)
그렇게 아파트로 이사오게 되었는데 낡은 아파트고, 출퇴근거리도 제법 멀어졌지만,
비교적 깨끗한 주변환경 등 대체로 만족스러웠음.
.. 딱 한가지만 빼고 (사실 그리 큰 일은 아니었음, 처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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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파트는 한층을 세 가구가 쓰는 특이한 구조임.
우리집이 가운데 집을 쓰고, 양 옆으로 집이 하나씩. 세 가구.
그리고 양쪽에 있는 집은 각각 자기만의 공간들이 있음, 여기에 유모차를 놓거나 자전거를 놓거나 보통 그러는듯함.
우리집은 가운데 집이라 그런 공간은 없지만, 대신 복도쪽으로 창이 하나 나있고 그 앞을 대략 우리공간처럼 쓰면 되는 시스템임.
근데 그 공간(우리집 창문 앞)에 좌측 집에서 큰 세발자전거를 묶어놓았음; 말그대로 거대한 세발자전거임. 성인용인데 세발자전거.
처음보는 물건이었지만, 그보다도 왜 우리집 앞에 묶어놓는건지가 의문이었음.
(우리 집에서 쓰는 가스관에 자물쇠 채워서, 우리 집 창문 앞에 놔둠.)
그러나 나와 동생은 딱히 그 공간을 쓸 일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둠. 무엇보다 세들어 살면서 괜히 뭐 따지고 들기가 싫었었음;
물론 우리도 각자 자전거가 있지만, 그냥 베란다에 두면 될 일이기도 하고
애당초 임의로 각자 구역은 있지만 일단 엘리베이터 바로 앞 공동공간인 이상 거기에 뭘 두는건 실례라고 생각했음
(이 때까진 그게 그냥 실례라고만 생각했었음)
암튼 그냥 이해는 안갔지만 피해라고까지 할 건 아니니 내버려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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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언젠가부터 좌측 집에서 그 큰 세발자전거의 바구니에 쓰레기를 쌓아두시기 시작함
바구니가 앞 뒤에 있는데, 꽤 큼. 일반적인 자전거 바구니가 아님, 아무래도 원래 짐 옮기는 데 쓰는 자전거인듯
뭐 자기네 자전거 바구니에 쓰레기 넣는게 무슨 일이겠음, 그러나 그건 우리 집 앞에 있잖슴;;;
보통은 재활용쓰레기였지만, 언젠가는 이상한 비료포대에 뭔지모를게 들어있기도 하고 그랫슴(이건 냄새도 좀 남)
일반적으로 재활용쓰레기는 자주 넣어둠. 패트병, 소주병, 폐지 등
이제부턴 이해의 범주를 벗어나기 시작함.
왜 우리가 남의 집 쓰레기들을 보며 출퇴근해야함?
좌측 집에 뭐라도 사들고 가서 정중하게 말씀드릴까 했지만, 상식이 부족하신 분들일 가능성이 높게 여겨져 관둠
그냥 가지런히 본인들 집 옆 공간에 재활용쓰레기들을 쌓아둬 봄
그럴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걸로 눈치채주시고 적어도 쓰레기는 안놔두시면 고맙겠다 생각함.
그런데 퇴근하고 보니 다시 원위치.
결국 사진을 찍어 관리사무소에 찾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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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관리사무소에 민원보시는 분들이 퇴근하심, 문 잠겨있음(대단지라 민원보시는 분들이 있음, 동사무소처럼)
옆에 작은 사무실에서 어떤 남자분이 나오며 "무슨 일이시냐" 함
"아, 여기 민원드릴게 있어서 왔는데 내일 다시 와야겠네요." 했더니 자기한테 말하라 함
그래서 자초지종을 말함. 그런데, "그거 뭐, 관리사무소에서 어떻게 해드려요? 입주민들끼리 알아서 하셔야죠."라고 함.
좀 당황했지만, "그렇습니까? 전 방도가 있을줄 알았는데요." 했더니,
"이런 것까지 저희더러 뭘 어떻게 하라구요ㅎ, 한번 가서 잘 말해보세요." 이럼.
그래서 돌아서서 나옴. 그런데 뒤에 대고 "아, 그럼 경비아저씨한테 한번 말해보던가요."라고 함. "아...음, 네."
우리 동 앞 관리실에 가서 경비아저씨께 사진보여드리며 여쭤봄. 근데 ..할아버지이심, 그것도 나이 정말 많으신.
".... 자기들 공간 있는데도 이러는건 참... 잘못된건데, 그건 그런데... 경비실이 뭐 힘이 있나..;;; 예전에 비슷한 일 다른 층에서도 있었는데,
안되더라고.. 안먹혀, 우리가 뭐 아무 것도 없는데, 말 듣겠어..." 이러심
"아.. 그런가요." "응, 뭐 이런건 내가 어떻게.. 못할 것 같은데.. 관리사무소에 한번..?"
"말해봤는데, 알아서 하든지 경비실에 말하든지 하라더라구요. 그래도 선생님께서 말씀이라도 한번 드려주시면 안될까요?
제가 직접 가면 괜히 언쟁이 될까봐.."
하니 망설이시다가 "아이고.. 알았어.. 한번 가볼게.. 있다가..." 하심
그래서 "안치워지더라도 정말 괜찮으니, 그냥 언질만 해주세요.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하고 나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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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옴.
근데 아저씨 한참을 안오심 ㅋㅋㅋ
그래서 인터넷으로 소방법을 뒤적여봄(학부에서 법학 전공해서, 본능적으로 소방법 한번 봐봐야겠다 싶었음)
전공만 했지 법조문에 대해 별 의식없이 살았는데, 소방법 읽다보니 너무나 당연하게도, 공동공간에 그런 것들이 적재되어 있으면 안됨.
아파트 같은 곳은 언제든지 복도와 계단이 원활한 대피로가 될 수 있어야 함.
굳이 경비아저씨를 기다려 보면서, 소방법만 뒤적이고 있었던 이유는
무엇보다 내가 가서 말하려고 벨 누르는 순간부터 책임이 따르기 때문임.
결국 찾아낸 소방법에 의거, 해석이 확실한지 확인하기 위해 소방방재청에 문의를 드림.
Q. 이렇게 우리 집 앞 자전거에 쓰레기가 적재되어 있는데, 고발 가능함?
A. 가능. 확인 뒤 과태료 부과함. 고발하셈.
Q. 관리사무소에서는 입주민끼리 해결하라고 권하던데, 그들에게는 공동공간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 아님?
A. 왜 입주민끼리 해결함? 아파트 복도에 대한 관리를 입주민에게 떠넘긴건 명백한 직무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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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아저씨를 좀 더 기다렸으나 안오심. 시간보니 그렇게 많이 지난 것도 아니라서 관리사무소에 다시 한 번 가보기로 함.
입주민끼리 해결하라는 말을 했던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해야 했음.
관리사무소 건물 들어서자마자 보임.
"아까 상담해주신 분이신가요?" "네."
"입주민끼리 해결하라고 하셨었죠?" "아니, 뭐. 해결했어요?"
"소방방재청에 문의해서 이러이러한 답변을 얻었습니다."
"아....아아니!! 그게 아니고!!! 해결안됐어요? 내가 가볼까?"
"아뇨, 전 직위와 성함을 확인하러 왔을뿐입니다."
"내가, 경비실 얘기도 분명 했어요, 안했어요?"
"그건 나중에 제 반응보고 하신 말씀이시고, 분명 입주민끼리 해결해야지 관리사무소에서 뭘 해주느냐 하시지 않았습니까."
"아...뇨, 뭐;; 경비실 안가봤어요?"
"경비아저씨께서는 곤란해하시더군요." "아니, 뭐.. 근데 어떡하나요 그럼. 제가 가볼게요 지금이라도."
"전 직위와 성함만 확인하러 왔습니다." 하고 명찰을 보려하자 가리더군요, 뭐하는거냐며. 설비주임이셨음.
이런 일 담당자가 맞다는게 확인되었고, 더 대화를 나눌 이유는 없어서 성함까지 보고 돌아서서 나옴.
그러자 건물 밖까지 따라나오심. 붙잠음.
"아니, 제가 그냥 입주민끼리 해결하라 그런게 아니라 경비실 이야기도 했잖아요?"
"그건 나중에 하셨죠. 일단 알아서 해결하라는게 골자였잖습니까? 여기서 뭐 어떻게 하냐고 하시기도 하셨구요."
"아니.. (다른 사람들 불러모아서 너도 아까 들었지? 경비실 얘기 하는거 이러며 동의를 구함.) 보세요, 경비실 얘기 내가 했다니까?"
"분명히 입주민끼리 해결해야지, 관리사무소에서 어쩌라는거냐라는 말부터 하셨습니다."
"아, 뭐. 그건 내 잘못이긴한데. 근데! 그래도 경비실 이야기를 했는데 이러면 안되죠?"
(옆에서 근데 무슨 일이야? 라고 하자) "아니, 이 사람이 아까 복도에 쓰레기 있다고 그거가지고 지금!"
"우리 집 앞에, 쓰레기를 둔다구요. 사진까지 보여드리며 설명드렸는데, 안들으셨습니까?"
"아니 봤는데, 근데! 암튼!! 난 경비실 언급은 했어요 분명히!"
"하아.. 정 곤란하면 그러라는거였고, 분명 입주민끼리 알아서 하라고 하셨잖습니까. 암튼 전 대화를 하러 온게 아닙니다.
거기다 벨 누르는 순간부터 제게 책임지워지는 부분이 있는건데 그걸.."
"아 그건 맞아요, 선생님이 직접 벨 누르면 안되긴 하는데, 뭐 내가 잘못한게 없다는건 아닌데!"
"근데 왜 그러라고 하셨습니까? 관련법규에 근거해서 공동공간을 관리하는게 설비하시는 분들의 주 업무 중 하나잖습니까."
하자 표정은 원래부터 짜증난 상태로 날 대하고 있었지만 이젠 말투까지 "아~~~ 네~~~" 하고 힘껏 비아냥거리기 시작함
"네~~ 네~~ 뭐, 알아서 하시구요. 입주민끼리 어쩌고 그 이야긴 모르겠고~ 경비실 언급은 했으니까 난~"
그래서 나도 "네, 대화를 이어갈 이유가 없습니다." 하고 휴대전화를 꺼내서 녹음을 끄고, 정말로 돌아섬.
건물에 들어서기 전에 녹음을 켜뒀었고, 제 3자의 대화내용이 아니므로, 이는 내용증명에 쓸 수 있음.
암튼 이야기 끝내며 폰을 꺼내긴 했는데 녹음어플을 봤는지 못봤는지 모르겠으나,
표정이든 반응이든 더 관심이 없어서 뭐라 부르긴 하는데 안쳐다보고 잰걸음으로 돌아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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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집에 돌아와보니 자전거와 쓰레기가 그 집 공간으로 이동되어 있음;;; 안들어갈 줄 알았는데, 핸들꺾어 넣으니 들어감; 그렇게 넣어둔거임
(대체 왜 그렇게 되는걸 지금까지 우리 집 앞에 둔건지)
바로 밑으로 튀어내려가 슈퍼에서 좋은 쥬스 두개 사서 경비실로 감
경비아저씨(할아버지)께 감사하다고 드리니 "아이고ㅡ, 뭘 이런걸 다!" 하시더니 그때부터 무용담이 시작되심ㅋ
어쩌나 하면서 가봤는데, 잘 설명하니 옮기더라. 옆집 젊은 사람이 좋아보이던데, 싸우지말고 잘 지내시려면 이러시면 안된다 등등 잘 알려주고 왔다하심
그리고 내가 경비실 나와서 우리 통로까지 가는데 따라나와서 같이 걸으시면서 계속 자랑하심ㅋㅋ
정말 감사합니다. 꾸벅하고 통로로 들어가니까 손도 흔들어주심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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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나니 별거 없네'라고 사이다글을 마무리 짓는 분들이 왜 그러시나 했는데
이래서 이러나봄ㅋ 나한텐 큰 일이었는데 쓰고나니 진짜 별거 없는 것 같긴 함ㅋ
암튼 녹음된걸 들어보고는 있는데,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음.
사실 이 일 자체는 별 일 아니긴 함.
말투도 그렇고, 특히 책임회피하고 귀찮은건 남들한테 떠넘겨버리고 이런게
내가 가장 싫어하는 태도라서 그렇지.. 그냥 난 귀찮으니까 니가 알아서 하라고 한 것뿐.
그러나 이건 명백히 그들의 업무임.
두번째 들어보는데, 내용이 제법 명확하게 녹음되었음.
따라서 이 일로 설비주임에 대해서 문제삼으면 충분히 책잡을 수 있으리라 생각함
그딴거 귀찮아서 누가 그렇게 하느냐, 보통 그리들 생각하지만, 난 번거로운 일을 무척이나 아무렇지 않게 꾸역꾸역 하는 타입임
그러나 그 사람이 그만한 잘못을 했느냐에 대한 의문은 있음. 그냥 내가 기분이 나빠서- 의 부분이 상당하다 판단됨.
결국 좀 더 고민해봐야 될 것 같음.. 그 사람이 괘씸한건 사실임, 그래선 안됨.
그래서 녹음된건 일단 잘 놔두고, 치킨시켜서 사이다랑 먹기로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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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뭣도 없는데 사이다 게시판으로 왔습니다(죄송ㅠ)
치킨은 주문했는데, 사이다를 같이 시키면 비싸니까
그냥 사이다는 다시 튀어내려가서 슈퍼가서 사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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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편안한 밤 되세요. 두서없는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