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그렇게 알고 있었어요 원나잇은 더러운거고 섹스만을 위한 섹스는 나쁜거라고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섹스하고 다니는 거 몸 함부로 굴리는 거라고 알고있어요 왜 라고 특정한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사랑하지 않으면서 섹스하는거 더러운 일이에요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성인이 되기 전까진 당연했어요 주변에서 섹스해봤다고 성인인척 나대는 꼴 역겨웠어요 많은 사람들을 거쳤다고 자랑을 해요 좇같았어요 성인이 되었고 아직도 그 생각은 다른 것 같지 않아요 근데 어제 모임이 있었어요 다들 처음보는 사람들이었고 앞으로 관계가 지속되지 않을 사람들이었죠 그냥 하루 즐겁게 놀고 뒷풀이로 술을 마셨어요 집에 가려다가 차가 끊겨서 근처 갈 곳 찾고 있는데 다른 한 명이 자기도 집 가기는 글렀다며 같은 곳을 가자고 해요 혼자 술먹은 여자 놓고 가는 게 걱정됐던건지 그냥 갈 곳도 없으니 같이 있자는 거였는지 어떻게 해보려는 수작인지 의심이 갔어요 근데 그게 수작이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아무일도 없었어요 밤새 스벅에서 커피 시켜가며 떠들었어요 졸린 눈 껌벅껌벅 감았다 떴다 하면서 그렇게 있었어요 근데 자꾸 생각나요 내가 그때 왜 나를 어떻게 해보겠다고 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을까 짜증나요 한번도 해본적 없으니까 호기심에? 나한테 다정했던건 맞지만 좋아했던 사람들이랑 섹스해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 없었는데 왜? 아무일 없던 게 다행이지 정말 해버렸다면 나는 내가 지금껏 혐오했고 역겨워했던 사람들과 다를 게 뭐죠? 아니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로 나는 내가 혐오스러워요 더럽고 이상하고 나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