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지 세달만에
밀어보낸건 저인데 ... 제가 죽을것같아서 겨우겨우 붙잡았어요 그게 바로 어젯밤 일이네요
정말 이번에 다시 돌아오게 된다면
놓치면 안되겠다... 이사람 .. 결혼부터 해야겠다... 라고 생각하고 내린 결정이었거든요
우선
붙잡아서 만나게 된 여자친구는
생각보다 덤덤한 표정으로 저를 대하더군요 .. 괜히 붙잡았나 싶을정도로 태연해서 깜짝 놀랐어요
저한테 질문을 먼저 던진다던지 하는건 없이 .. 저의 하는말을 묵묵히 들어주기만 했어요
그러던 도중 너무 답답해서
재촉했지요 ..
정말 죽을것같아서 힘겹게 내린 결정이라고 .. 이 용기 내느라 정말 힘들었다고 .. 찌질하다고 생각되어도 할말이 없지만
당신이 너무 간절했다고 ...
그말을 건넨 후에야
고개를 떨구고 울먹이더니 말이 없더라구요 ... 거절이구나 하고 맘을 놓으려는 찰나에
갑자기 환하게 웃더니 .. 용기내어줘서 고맙다고 본인도 같은생각만 하고 지냈다고 하더라구요 ...
그제서야 저도 모든 긴장이 다 풀렸는지 눈물만흐르고
여자친구를 안아주고
그동안 못나누었던 얘기하고 ... 각자 집으로 헤어졌습니다
잠들기 전까지 통화도 두시간가량 하고 ... 또 울고 웃다가 그렇게 행복을 느끼고 잠이 들었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 문득 여자친구가 또 너무 보고싶어져서
잘 잤느냐고 전화를 했습니다
서로 보고싶다고 영화도 보고 전처럼 맛있는것도 먹으러 가자고 하고 만났어요
부산행 예매를 해놓고
스벅가서 커피마시면서 또 이야기를 해나가는 와중에
슬쩍 결혼얘기를 꺼냈습니다
옆모습만 보여
정확한 표정을 읽을수는 없었지만 .. 뭔가 흠칫 놀란것 같더라구요
약간 당황스러워도 하는것 같길래
예전처럼 웃으면서 이야기를 접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
본인도 여러번 생각을 거듭하고 저와 다시만나려는 결정을 한것이니
예전처럼 ... 장난식으로 그런말들을 언급하지 말아줬으면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도 매우매우 진심이었는데 말이죠
뭔가 다툼으로 번질것같은 기분이 들어서
알겠다고 ... 그렇지만 가벼이 한 얘기는 아니니 오해하지 말고 저를 믿어달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말을 덧붙이더군요
' 우리 헤어지기 전에 .. 수없이 다투고 힘들어하면서 느꼈던게 너는 우리의 관계에서 현실에 우리들을 바라보고 살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항상 미래 ...미래 결혼 자녀계획 .. 화목한 가정... 그런것들만 쫓아갔던것 같았다고..'
헤어지기전 너와 나 사이에 중요했던건 지금 당장 우리가 뭐에 울고웃고 기뻐하는지를 알고 이해하는게
본인은 중요했다고 하면서 말이지요
듣고보니 맞는말인것 같기도 한데 ..
집에 들어와서 생각해보니
나랑 결혼은 하기 싫다는건가.... 아니면 그냥 말 그대로 받아들이고 천천히 얘기를 꺼내야 하는건지
조금 헷갈려오기 시작합니다..
저 말을 하면서
언성을 높인다던지 ... 정색은 하지 않았는데
괜히 신경이 쓰이네요
여자친구는 대체 무슨 생각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