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남자친구랑 외식하러 나왔는데

저희가 간 식당 앞 주차장에 까만 아깽이가 엎드려 있었어요

사람들이 빙 둘러싸서 구경하고 있고 가까이 가도 미동도

없길래 첨엔 죽은줄 알았는데 야옹아 부르니 미야옹~

하고 고개만 들고 눈을 똑바로 맞추고 울더라구요

얼마나 말랐는지 갈비뼈가 앙상

걸을 힘도 없어서 그렇게 널부러져 엎드려 있던건 아닌지

여튼 제 남친이 식당 옆 편의점에 후다닥 달려가서

고양이 참치랑 생수 한병 사와서 허겁지겁 먹였습니다

참치는 자묘용이 없어서 성묘용으로 사왔어요

참치를 뜯자마자 고개를 두리번 하며 냄새 맡더니 

정말 급하게 마시듯 먹더라고요 많이 굶은것 같았어요

아이가 그만 먹을 때까지 배불리 먹이고

근처에 길냥이 급식소가 있는 공원에 데려다 놓고 왔어요

원래 있던 주차장에 놔두자니..

너무 작고 까매서 지나다니는 차에 언제라도 안좋은 일

당할것 같고 (남친도 여기 놔두는건 안되겠다 하더라고요)

어미도 없는 것 같아서요

놔두고 오면서도 계속 눈에 밟혔습니다..

아무쪼록 잘 살아라 아가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