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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게 보는 흉노에 대한 오해
게시물ID : history_1649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Orca
추천 : 11
조회수 : 1763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4/06/21 12:11:29
흉노에 대해 큰 오해들 중 하나가 바로 흉노가 일종의 단일민족집단이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흉노는 단일민족집단이 아니라 여러 민족들이 모인 다원적이고 다종족적인 국가에 가까운 정치집단이었습니다. 사실상 선우 밑에 좌우현왕이나 좌우곡려왕 등의 체계적인 제도가 있었으니 국가라고 봐도 무방하였습니다. 하지만 전한이나 후한 등처럼 중앙집권적인 체제를 갖춘 나라였다기 보다는 여러 부족들이 모인 연맹왕국에 가까운 체제인 것으로 보입니다. 


「즉 좌우현왕, 좌우녹려왕, 좌우대장, 좌우대도위, 좌우대당호, 좌우골도후 등이 설치되어 있었다. 흉노에서는 현명하다는 것을 도기라고 하였기 때문에 언제나 태자는 좌도기왕이 되었다. 좌우의 현왕 이하 당호에 이르기까지 크게는 만 명에서 적게는 몇천명의 기병을 거니르는 통솔자가 모두 24 장이 있었는데, 이들을 통상 만기라고 불렀다. 여러 대신들은 그 관직을 세습하였으며, 호연씨, 난씨, 뒤에 수복씨까지의 세 성이 흉노의 귀족이었다. 모든 좌방의 왕과 장들은 동쪽에 살며 상곡군에서 동쪽을 맡아 예맥과 조선에 접해 있었다. 우방의 왕가 장들은 서쪽에 살고 있어, 상군에서부터 서쪽을 맡아 월지와 저, 강과 접해 있었다. 그들은 각각 일정한 영역을 점유하고서 물과 풀을 따라 옮겨 살고 있었는데, 좌우현왕과 좌우녹려왕의 영역이 가장 크고, 좌우골도후는 선우의 정치를 보좌하고 있었다. 24 장들은 또 각각 자기들대로 천장, 백장, 십장, 비소왕, 상봉, 도위, 당호, 저거 등의 벼슬을 두고 있었다. - 사기 흉노열전」



또한 흉노 내에는 흉노라는 단일민족으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 여러 민족들이 예속되어 있거나 구성원으로 속해 있었습니다. 아래의 기록들을 보면서 확인해보겠습니다. 



「북적(흉노)은 부락을 가지고 무리를 이룬다. 장성 내에 거주했던 자들에는 도각종, 선지종, 구두종, 오담종, 적근종, 한질종, 흑랑종, 적사종, 울비종, 위사종, 독동종, 발멸종, 강거종, 하뢰종, 종기종, 대루종, 옹굴종, 진수종, 역갈종의 열아홉 종이 있다. 모두 부락을 가지고 서로 뒤섞이지 않는다. 이들 중 도각이 가장 강력하고 지위가 높다. 따라서 도각종의 사람이 선우에 올라 모든 종족을 다스린다. - 진서 북적흉노전」 


흉노의 최전성기가 아닌 훨씬 이후의 기록이지만 흉노가 일개 종족 하나만을 의미하지 않으며 여러 부족들이 모인 집단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또한 진서 북적흉노전의 서두에는 「흉노의 유는 전부 북적이라고 한다」라고 나와 있습니다. 종과 달리 유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흉노를 표현한 것입니다. 위서 거란전에 따르면 거란과 해족에 대해 「종은 다르지만 유는 같다」라고 나옵니다. 여기서도 보다시피 종을 유보다도 범위가 한정된 대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다른 기록에서도 흉노=단일민족집단이 아니라는 것이 나옵니다.


「북정(북흉노의 왕정)에 대란이 일어 굴란, 저비, 호도수 등 58부, 인구 이십만, 승병 팔천 명이 운중, 오원, 삭방, 북지의 여러 마을에 항복했다. - 후한서 남흉노전」 


「다행히 하늘의 가호로 단련된 정예 병사와 강건한 말로써 월지를 쳐부수어 이를 모조리 죽이거나 항복시키고 누란, 오손, 호게 및 그 인접 26개 국을 평정하여 이들을 모두 흉노에 병합하였소, 이리하여 각 유목민족은 합하여 한집안이 되었고, 북쪽 지방은 이미 안정을 찾았소. - 사기 흉노열전 (선우가 효문제에게 편지 내용 중 일부)」 


그 밖에도 일축왕 비가 후한왕조에 투항하면서 흉노에 예속되어 있던 오환, 선비 등도 흉노로 이탈하여 후한에 항복한 것과 후한 세조 광무제 건무 25년(기원후 49년)에는 요서 오환의 추장 학단 등 922명이 각기 부하를 거느리고 후한에 귀속한 것이 흉노가 단일민족집단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기록입니다. 여담으로 이 때 선비가 처음으로 후한에 조공을 바치고 귀속하였습니다. 


흉노를 시작으로 등장하는 유목국가들은 단일민족집단도 아니었고 여러 제민족들이 모인 연맹국가에 가까웠습니다. 유목제국의 정점을 찍은 징기스칸의 몽골제국도 몽골인들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 초창기에는 거란 등의 세력들을 받아들여 그들의 구성원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훈족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스키리족, 게피다이족, 콰디족, 헤룰리족 등은 훈족에게 편입된 종족이고 카탈라누움 전투에서도 동고트족, 게피다이 족 등 다양한 종족들이 훈이라는 깃발 아래 참전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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