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개 원전 어류 방사능 측정 고리원전 부근선 최대 23배 나와 “일 원전사고 여파…정밀조사를”
지난해 국내 원전 주변에서 잡힌 물고기에서 방사능 물질인 세슘137이 평소보다 최대 70배 많이 검출된 것으로 밝혀져 정밀조사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강동원 의원(무소속)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킨스)이 지난해 국내 4개 원자력발전소 인근 해역에서 어류 방사능 농도를 측정한 결과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월성원전 주변에서 잡은 숭어에서 세슘137이 최근 5년 평균 농도보다 최대 70배, 고리원전 부근은 최대 23배가 나왔다고 1일 밝혔다.4개 원전 주변 어류와 해조류의 세슘137 방사능 농도를 분석한 킨스의 자료를 보면, 세슘137의 방사능 농도는 18.4~7089m㏃(밀리베크렐)/㎏ 정도로 나타나, 최근 5년간의 농도범위 38.6~151m㏃/㎏을 크게 초과했다. 또 그동안 어류 등에서 검출되지 않았던 세슘134도 검출됐다. 세슘은 핵실험이나 원전 사고 등 인공적 핵분열에 의해 생성되는 방사성 동위원소로, 호흡이나 음식을 통해 몸속 근육에 많이 쌓이면 장기적으로 암을 일으킬 수 있다.킨스는 “이번에 검출된 세슘137에 대한 세슘134의 방사능 농도 비율(세슘134/세슘137)이 0.64~0.7로, 이를 반감기(세슘137은 30년, 세슘134는 2년)를 고려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 당시인 2011년 3월로 역산하면 비율이 1에 가까워진다. 원전 사고 때 두 세슘의 농도가 똑같았던 상황과 일치한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검출된 세슘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후쿠시마 원전 유출수에서 나온 게 아니라 2년 전 사고 당시 대기에 의해 한반도로 날아온 것으로 킨스는 추정했다. 그중 낙진이나 빗물로 육지에 떨어진 것 가운데 일부가 바다로 흘러드는 과정에 부유물에 달라붙어 바닥에 쌓였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숭어는 바다와 강어귀를 오가며 서식하는 물고기로, 특히 바닥의 퇴적물 속 유기물을 먹는 특성을 갖고 있다.그러나 월성원전에서 잡은 숭어를 1년 동안 매일 먹었을 경우 입는 연간 피폭선량은 일반인의 연간 허용 피폭선량인 1m㏜(밀리시버트)의 100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강동원 의원은 “이번에 원전 주변 어류에서 검출된 방사능 농도가 인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수치는 아니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여파가 국내 해역에도 이미 크게 영향을 끼쳤다는 것을 보여준다. 국내 해역에서의 방사능 오염도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