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결국, 그 날은 온다.
마음 구석구석을 할퀴던
고드름이 눈물처럼 녹아내리는
폐허가 된 내 기억의 마을에
겨울의 끝을 알리는 고즈넉한 종소리 울려퍼지는
그 동안 나는
아무도 알아듣지 못할 고독한 문장들로
낮밤없이 악을 쓰며 살아왔구나
소중했던 인연과 추억과 사랑을
사진처럼 영영 붙잡을 수 있을 거라 착각했던 나는
도저히 올 것 같지 않던 여름 한 복판에 와서야
주인 잃은 내 그림자를 내려다보며 깨닫는다
내일이 예고 없이 찾아오듯
오늘은 온다, 결국에는
2014. 10.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