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 집안이 이렇게 됐나 모르겠네요
십몇년전부터 허리를 다치시고 딱히 일도 안하시고 집에만 계셨는데
점점 상태가 안 좋아지셔서
정신차려보니 요 2년은 거동도 제대로 못하고 누워서 술만 드신거 같습니다
밥도 따로 안 드시고 막걸리, 소주를 매일 두세병씩 드시고
안주라고는 커피가루나 장아찌 같은 반찬 조금 드시구요
집에 먹을게 없는거 아니고 할머니고 어머니고 밥 먹으라고 꼭 챙겨 주시는데 안 드십니다 그냥...
매일 좀 씻어라 산책이라도 해라 해도 알았다고 알았다고만 하시면서
같은 하루가 반복되네요.
며칠전에 친구분이 계시는 시골에 요양차 내려가셨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술 마시고 넘어지셔서 응급실에 실려가시고
이제는 걷지도 못하고 계시구요
오늘은 어머니께서 울면서 사정사정하셨습니다
바쁘게 일하는데 어렵게 짬내서 왔다
죽이라도 한 숟가락 드시라고 하시는데
아버지는 그냥 알았다고 두고 가라고 이따 먹는다고 아 진짜 이러면서 짜증만 내시고
어머니는 울면서 제발 보는 앞에서 먹으라고
그래야 안심하고 가서 일 할 수 있지 않겠냐고 하는데
정말 가슴이 너무 답답합니다
그 꼴 보기 싫으면 독립하라고 하지만
독립이 해결책은 아니잖아요
어머니께서는 저보고 원망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아버지 원망 안하지??
그래도 아버지가 우리 가족 먹여 살리지 않았느냐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고 하는데
실상 그간 속마음은 그냥 빨리 ... 돌아가셨으면 좋다는 생각 여러번 했습니다
남들이 들으면 패륜아다 사람새끼도 아니다 하겠지만요... 솔직한 마음으로는요
예전에는 술 심부름도 많이 했는데 사다 드리면서 빨리 다 마시고 죽기를 바랬습니다.
여보 나 너무 힘들다 하면서 우시다가도
건강 회복해서 우리 딱 10년만 더 살자 행복하게 지내자면서 웃으시는 어머니
그 와중에도 나가시는 어머니 붙잡고
여보 막걸리 한병만...
이러고 있네요
도대체 어떡해야 할지
식사도 제대로 못하는게 전형적인 알콜 중독 현상 같은데요
어떡하죠.. 어떻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