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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에게 쓰는 편지
게시물ID : gomin_165506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作心三日
추천 : 0
조회수 : 35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08/26 02:15:20
얼마전 상가집을 가서 느꼈어요. 친한친구 부친상이었는데 제가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나왔던 터라 친구도 없고.. 친구사귀는 방법도 몰라서 여태껏 친구들이랑 술한잔도 제대로 못하고 살았어요.
 
그 친구가 힘들다고 하니 고등학교,중학교 친구들이 와서 위로해주더라구요. 많은 사람들이 오며가며 인사를 하는데 그 순간 뒷통수 한대 제대로 맞은 것 같았습니다.

저도 오는사람 마다않고 가는사람 마다않는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아니더라구요.. 내 손안에 잡히는 사람에게만 잘하면 된다. 나랑 친하지 않은 사람은 아예 모르는 사람이며 신경 쓸 필요도 없다. 라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그게 틀린거였어요. 저는 남들과 다르다고 생각하고 살았는데..
이제는 혼자 지내기 싫어서 혼자 곰곰히 생각해봤습니다. 안해본 행동들 안해본 생각들 할려니 딱히 어떻게 해야 좋을지 생각나는것도 없고.. 제가 찾은 방법은 모든 사람들에게 인사부터 하는 거 였네요. 모르는사람한테 인사 할 필요성도 못느꼈고 궂이 저사람과 오래 볼 것도 아닌데 아는척을 해야하나.. 했는데 요 근래 생각이 바뀌고 편의점알바생,배달원,경비아저씨 등 얼굴 자주 마주치는 사람에게는 무조건 밝게 웃으며 인사하고 있습니다. 조금씩 바뀌는것도 느껴져요.

내가 남과 친해지기 이전에 내가 나와 친해지는게 먼저 더라구요. 내가 나를 너무 모르고 살았어요. 하도 오랫동안 혼자여 버릇하니까 틀린건데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질않나..

지금 당장 죽는다면 내 장례식장에 누가 와줄까? 생각해보니.. 아무도 없었어요. 너무 슬프더라구요. 지금부터 노력한다고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다른사람 생각에선 제가 밝은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넌 너무 과묵해, 넌 표정이 없는 것 같아, 넌 말이 너무 쌔 등등 그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잘못됐다라고 얘기해 줬는데.. 이제서야 알았네요.

군 전역하고 이제 1년 반정도 됐는데 이제서 느꼈다니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나와 친한 사람은 없어요.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고 죽지만 그 순간순간 나와 얘기하고 생각을 공유하는 모든 사람을 친한 관계, 소중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길 바래요.
 
매 순간순간 많은 사람들과 행복하길 바래요. 힘들었던 기억에 얽매이지 않길 바래요. 앞으로 살아갈 세상에선 혼자 살지 않길 바래요. 나도 누군가와 웃고 떠들 수 있다는 걸 증명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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