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 아버지에게 감동을 받았습니다.. 최근 티비를 보다가...강화도에 밴댕이가 제철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날 저녁식사시간에...아버지에게 "아빠, 나랑 아빠는 둘다 강화출신인데...난 밴댕이회를 한번도 못먹어봤지?" 라고 그냥 장난식으로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공부한다는 핑계로 그날 대화를 나눈것을 까마득히 잊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아버지께서는 대장암 2기 셨다가..작년 3월에 수술을 받으시고 6차에 걸친 항암치료를 모두 끝내고..현재는 집에서 가벼운 운동만 하십니다. 근데 아버지께서 큰이모댁에 쉬러 가셨다가 뽕나무뿌리가 암에 좋다는 소리를 들으시고는.. 6박스나 달여오셔서.. 당신께서는 혼자 다 못드시니..한박스는 큰아버지에게 드린다고 하셨습니다. 큰아버지도 역시 간암이시라... 오늘 강화에 다녀오신다고 하시더니... 독서실에서 한창 공부하고 있을때 아버지께서 저에게 전화를 하시더니.. "아들 공부하느라 힘들지? 어디야? 저녁먹으러 집에 안와?" 이렇게 말씀하시는 겁니다.. 전 벼락치기로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공부하고 있어서..아버지에게 매우 늦는다고 기다리시지마시고 어머니랑 저녁 드시라고...이렇게 말하니.. 아버지는 매우 힘이 빠진 목소리로..."아들 공부열심히 하네...화이팅이다"라고 하시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저는 12시가 다 되서 집에 들어갔는데...아버지가 거실불을 켜놓고...밴댕이 회한접시를 저에게 내미시는 것이었습니다.. 전 말한것 조차 잊고 있었는데...당신은 몸이 안좋아서...회도 못드시는데... 수술후에 기력도 쇠하셔서...11시에는 꼭 주무셔야 하시는 분인데... 아들이 지나가는 말로 했던 말을 기억하시고...강화가서 회를 떠서 신선할때 먹게 하려고... 빨리 저녁먹으러 집에 오라고 하신건데... 난생 처음으로 밴댕이 회를 먹었습니다...저녁을 먹고가서 그런지...밴댕이 회가 원래 그렇게 기름이 많은 건지는 모르지만...상당히 느끼하더군요... 7점 정도 먹으니...더이상 부대껴서 못 먹겠더라구요... 그래도 아버지는 내일 아침에 소금간해서 구워먹으면 맛있을꺼라고 하시더니... 지금 굵은소금에...밴댕이를 간맞추셨습니다... 정말 회한접시 1만원짜리지만...그속에 감춰진 사랑의 크기는 100억을 준다해도 바꾸고 싶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고맙습니다...사랑합니다... 그리고...꼭 다시 건강해져서 못난 아들과 아버지가 즐겨하시던 낚시하러 다녀요... 참...낚시는 요즘 인터넷에 떠도는 그런부류가 아닌 진짜 낚시 입니다.. 저와 아버지는 복잡한 일이 있으면 낚시대 들고 낚시하러 가서 이런저런 대화하는 것이 취미였거든요.. 아무튼 저의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