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정해진 시간에 출근한다는 것은
나의 생명력과 활기를 모조리 죽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었다.
언제나 시간에 구애받아야했고 매일 같은 패턴을 반복해야했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 같은 업무로
나의 삶은 끊임없이 계량화되고 추상화되었다.
쉬지 않는 노동
도대체 무엇을 위해서 계속 일하고 벌고 고통스러워해야하나
힘없이 스러지고 맥없이 사라지는 나의 청춘에 부고를 보낸다.
정말 더 불행한 것은, '청춘이라면 이렇게 해야 한다'같은 것이 전혀 없는데도
이 나라의 청춘들은 모두 그저 그렇게 비슷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
자신의 생각과 감성을 표현하기보다는 수동적인 문화소비에 급급하고
이성과 결혼하여 단란한 가족을 구성하는 것이 숙명의 과업이며
내 집을 마련해야만 한다는 전형적인 중산층의 꿈
그러다 자신이 스스로 가둬버린 그 꿈 안에서
도살장에 끌려가는 것처럼 하기 싫은 일도 해야만하는 속박의 굴레 속에
자식을 인생의 전부라 생각하며 다 바쳤지만 청춘을 맞이한 자녀는 이제 자신의 꿈을 쫓아 떠나간다
텅 빈 방 안에서 무엇을 그리워하던가
지나간 세월을 탓하지만 돌아오는건 애꿎은 푸념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