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33&aid=0000022431 요시다 타로는 쿠바를 자본주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사회’로 제시하고 있다. “아니 쿠바가 어떻게 대안사회가 될 수 있지”라는 의문을 품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쿠바는 북한처럼 사회주의를 추진하다가 경제를 말아먹은 나라처럼 비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시다 타로가 전하는 쿠바의 모습은 전혀 다르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이 유일하게 지구상에서 지속가능한 나라로 지목한 곳이 쿠바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의아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마이클 무어가 만든 <식코>라는 다큐멘터리에서도 쿠바는 무상의료의 천국으로 묘사된다.
미국에 비한다면 존재감도 없을 정도로 가난한 나라에서 무상의료를 실시한다는 사실을 경이로운 시선으로 주목한 그 다큐멘터리에서 쿠바는 미스터리한 국가로 소개된다. 뿐만 아니라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쿠바는 부에나비스타소셜클럽의 나라이고, 혁명을 동경하는 젊은이들에게 쿠바는 멋진 훈남 체 게바라의 ‘고향’이다. 그러나 쿠바는 이런 낭만적 이미지를 넘어선 현실로서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이 책은 소련과 동구 사회주의가 몰락해버린 상황에서도 어떻게 의연하게 쿠바가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구체적 사례를 통해 증명한다. 이런 측면에서 이 책은 단순한 쿠바 탐방기에 그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좀 더 심각하게 쿠바를 모델로 삼아서 ‘반성장 복지국가’를 어떻게 이룰 수 있을 것인지를 논의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쿠바는 자본주의의 대안을 제시하는 하나의 사례이자, 동시에 20세기가 우리에게 남겨준 유일무이한 미래의 유산이다. 이 책의 저자는 주먹구구나 우연으로 쿠바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양한 통계를 동원해서 제시한다. 에너지 절약과 식량 생산을 위한 주도면밀한 정부의 노력이 지금 쿠바를 가능하게 만들었다는 것이 요지다.
요시다 타로의 주장은 그렇게 낯선 것이 아니다. 이미 한국의 경우도 <녹색평론> 같은 매체가 꾸준하게 반성장 패러다임을 이야기해왔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일은 이 책이 제시하는 쿠바의 모델을 사회적 대안의 하나로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