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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기싫다는 스무살아들. 답답합니다.
게시물ID : gomin_165769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익명Z2diZ
추천 : 2
조회수 : 847회
댓글수 : 9개
등록시간 : 2016/09/06 14:10:12
쓰고보니 긴 글입니다. 
내내 혼자 고민하다 정말 막막해서 하소연이라도 하고싶어 글을 썼습니다.

.,
.
이 아이는
순해보이는 아이지만 고집은 엄청 쎈 아이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랬어요

아이가 일곱살때 폐렴을 심하게 앓아서 육개월 넘게 유치원도 못보내고 입원, 통원생활을 했는데
위독했던 순간도 있었고.... 그 때문에 제가 아이를 많이 오냐오냐하고 키웠어요.
온식 속 화초처럼 키웠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그래도 크게 모나지않고, 공부도 곧잘하면서 중학교땐 사춘기가 왔어도 크게 달라지지않고
무던하게 잘 컸어요. 그렇게 생각됩니다.
우리집이 좋다. 엄마가 좋다.. 그런 말들도 은연중에 비치기도 하고, 크게 불만같은 건 없이 자란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2학년 1학기 정도까진 공부도 제법 잘했고,
2학년에 몇달간 여자친구를 사귀고, 그러면서부터 성적이 조금씩 내려갔어요

고3이 되니까, 공부하기가 싫다더군요
엄마가 원하니까 이때까지 억지로 공부했다고,.
하기싫다, 어느학교를 가고싶은지 모르겠다, 하고싶은게 없다. 그러면서
그래서  고3여름무렵부터는 거의 공부에 손을 놓은것 같습니다.
그 전에 받아놓은 성적이 있어서, 내신은 2등급대. 
그걸로 수능안치는 아무 대학이나 쓰고  알바나 하면서 놀고싶다더군요,.
우여곡절끝에 수시 6군데를 쓰고, 수능도 치긴했습니다.
결과는.  유명하다는 진학사이트에서 비교분석해주는 걸 바탕으로 썼었는데도 불구하고
별의미없이 쓴,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학교의 공대 하나만 합격했습니다. 운도 없었겠죠.
본인도, 저희도 충격은 컸지만. 
아이 성향상 재수는 꿈도 못꿀 처지라서 일단 학교는 입학했습니다. 본인도 재수는 못하겠다고 했어요.
집에서 한시간 반쯤 떨어진 도시에 있는 곳이예요. 원래 집돌이 스타일인 아이라서 힘들어 하겠다 예상은 했어요.

기숙사에 들어가서. 삼월 매주 금요일마다 집에 오더니 삼월 세째주에 와서 폭탄선언을 합니다.
학교를 관두겠답니다.  공대공부 못하겠다고.
그럼 어떻게 할 생각이냐고 물었지요.
모르겠답니다. 그만두고 집에 와서 알바나 하면서 생각해보겠답니다.
어떤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잘 모르겠답니다.
당연히 한바탕 소란이 있었지요.

분명히 공부할 마음은 손톱만큼도 없는데..
일단 관두겠다니. 벽을 칠 일이더군요.
야단치고, 어르고 달래서 1학기까지만 어떻게 끝내고 휴학계만 내자고했습니다.
나중에 후회한다고. 그러니까 조금만 참자고. 다니면서 뭘할건지 생각해보라고. 계획을 세워보라고 

다니던 대학을 때려치고 내려오겠다면 최소한의 어떤 각오나 계획이라도 있을거라 생각했지요
1학기를 아마, 출석도 거의 안하고 빈둥거린 것 같아요.  학사경고를 받았더라구요.
그래도 약속은 했으니 휴학계를 내고
수능 준비를 할건지 물었더니  수능안치는 학교를 지원할거랍니다.
그때까진 알바할거라네요.
할 수있나요  그러라고 했어요.
 
근데. 무슨 과를 갈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영문과 얘기했다가.. 항공 무슨과 얘기했다가.
차라리 제가 그러면 간호과는 어떻겠냐고 물어봤어요
이삼주 생각해보더니  알았다대요. 간호과 가겠답니다. 본인 성적으로 갈 수 있을만한 근처의 국립대는 
수능을 쳐야하니 지원안하고, 집에서 가까운 수능안치는 학교로 가겠답니다.
그래서, 그렇게 하자고 했어요.  남은 칠팔개월여동안은 알바를 하겠다고해서 또 그러라고 했습니다.

그러다 무슨 햄버거집에서 한 이십일쯤 일하더니,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그만두더군요.
니가 알바를 하겠다고 했으니, 내년 학교 들어갈때까지는 용돈은 없다, 니가 벌어 써라 햇습니다
알았다더군요.
그러더니 한달 넘게 집에서 놀고있어요. 
컴퓨터앞에 앉아 하루를 보냅니다. 새벽이나 되어야 자요.
저도 남편도 아침엔 출근을 하니까, 자고있는 애를 보고 출근해서 집에오면 또 컴퓨터 앞에 앉은걸 봅니다.

억장이 무너진다....고 표현들 하죠. 
얼마전부터는 아이 얼굴만 봐도 괴로워요.

용돈은 안줄거니까, 알바구해서 어디라도 다니라고.
집에서 폐인처럼 있는거 보는거 너무 힘들다고 했더니 알겠답니다. 말은 늘 알겠대요

그런데 오늘 오전에는 또 그러네요
수능을 쳐볼까 생각중이라고. 영어영문과를 지원해보겠다나요.
일년을 넘게 공부를 안한 애예요. 거기다가 이과예요.
제 귀에는, 이제 알바도 하기싫다로 들립니다.
갑자기 영문과는 뭐냐고, 영문과 나와서 뭘 할 생각이냐고 물었지요.
스무살에 인생계획을 다짜야되냐, 하고싶은거 없다, 아주 당당하게 말하네요

이를 악물고 참고,참고, 또 참았는데 폭발지경입니다.
차라리 뭔가에 꽂혀서 고하면 뭐라도 응원해주겠어요.

그냥 군대부터 가라고 했어요. 군대 가면 아무 생각안해도 될거니까 군대 먼저 갔다오라고.
실망을 넘어서 절망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건 아무리 부모자식간이지만, 도리라는게 있다. 일년 넘게 이러고있는거 이제 정말 못보겠다고 했어요.

엄마가 되서 그렇게 말하는 건 도리냡니다.
기가 막혀서 

이제 그냥 니가 알아서하라고 하고 말았네요.

정말 기가 막힙니다.

정말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를 모르겠어요.
자식이지만. 정말 정나미가 떨어집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막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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