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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를 걱정해주시고, 여러가지 조언해주신 웃대인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할아버지를 설득해 어제 밤 9시경 다시 그 산으로 둘이 갔습니다. 정말 호랑이가 나타날지도 몰라서 둘 다 등산 지팡이와 손전등, 쇠파이프 등을 챙겨서 갔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산에 올라가려는데 그 복장을 수상하게 봤는지 동네 아저씨가 저희를 부르시더군요…
대체 왜 그런 무기를 들고 산에 올라가느냐고 말입니다.
할아버지는 그래서 호랑이를 봤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 아저씨는 당연히 ‘호랑이는 있을 수가 없다’며 할아버지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셨습니다.
호랑이가 얼마나 컸느냐는 질문에 할아버지는 성체는 아니고 조금 작아보였다. 웬만한 대형견보다 컸다고 말씀하셨고 아저씨는 결정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혹시 그 호랑이의 꼬리가 뭉툭했고 계속 꼬리를 내리고 있지 않았느냐고 말입니다.
할아버지는 맞다고, 꼬리를 내리는 건 겁을 먹었을 때 행동인데 그런 모습을 보인 것이 좀 이상했다고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러자 아저씨가 말씀하시길 이 산에는 칡이 꽤 살고 있다고 합니다.
방금 아저씨가 말한 꼬리가 칡의 특징이고, 칡은 어두운 데서 보면 충분히 호랑이로 오해할 수도 있다고 하시더군요.
근데 그 꼬리에 대해서 할아버지가 너무나도 확실히 기억하시고 계셔서 아무리 봐도 칡을 보신 게 맞지 않나? 싶어서 제가 구글로 칡의 뒷모습을 검색해서 보여드렸습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이 꼬리가 확실하다고 말씀하시더군요… 즉 저희 할아버지는 호랑이를 보신 게 아니라 칡을 보시고 호랑이로 오해를 하신 것이었습니다.
아저씨는 칡은 사람을 해치지 않으니 너무 걱정말라고 말씀을 해주시고는 이내 집에 가시더군요.
호랑이를 만나면 곶감이나 떡을 줄까 아니면 형님이라고 속일까 고민하고 있던 저로써는 상당히 좋은 소식이었습니다.
그리고 할아버지를 놀라게 한 칡을 만나면 제가 꼭 칡즙으로 만들어 버리고 말겠습니다.
다들 기대해주세요.
출처 | http://huv.kr/pds10751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