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4살 연상 남자친구와 3년 가량 사귀고 있는 20대 중반 여자입니다.
남자친구 생일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이렇게 저렇게 챙겨주고 싶은 제 마음과는 다르게
남자친구는 극구 자기 생일을 챙겨주지 말라고 합니다 ㅠㅠ
원래 남자친구 성격이 좋게 말하자면 현실적이고 실용적이지만 나쁘게 말하자면 무드가 없는데..ㅠㅠ
예를 들자면.... 저는 목걸이나 귀걸이, 향수 이런 선물이 받고 싶은데
남자친구는 가습기, 공기청정기...;; 같은 걸 저에게 선물로 주는 편입니다...ㅋㅋㅋㅋㅋ
필요하고 저한테 정말 도움되는 물건들이지만 뭔가 선물같은 느낌은 아닌?? ㅠㅠ
저는 반대로 기념일을 핑계삼아 상대방에게 이것저것 막 해주는 걸 좋아해요
특히 맛있고 퀄리티 좋은 음식을 먹이는 걸 정말 좋아해서 요리랑 베이킹도 잘해주고
제가 만들 여력이 안된다면 제일 맛있는 곳을 찾아내서 사주던가 하는 식이거든요
(그러고 보니 제가 받았을 때 기쁠 것 같은 행동을 남자친구에게 해주네요 ㅎㅎ
저한테는 이런게 상대방을 생각한다는 애정표현인 것 같아요)
막 100일 200일 이런 자질구레한 기념일까지는 아니더라도
지금까지 발렌타인 데이에는 직접 초콜릿을 만들어주고 빼빼로 데이때는 빼빼로를 만들어줬구욤...
이전 남친 생일때는 남자친구가 치즈케이크를 되게 좋아하는데
직접 같이 데이트 종종 하던 디저트 까페의 치즈케이크가 제 기준 가장 맛있다고 느껴서
거기서 일일 베이킹 클래스를 수강하며 직접 제 손으로 그곳의 레시피로 치즈케이크를 만들어가서 손편지와 함께 줬어요
뭐 그렇게 잘 사귀면서 심지어 사귄지 1000일째도 까먹으면서 ㅋㅋㅋ
드디어 남친의 생일이 또 다가왔는데요
사실 거의 여름? 때부터 제가 남자친구에게 꼭 지갑을 사주고 싶었어요
지갑없이 다닌 모습을 꽤 오래 봐왔고 카드며 지폐를 모두 낱개로 다 들고 다니니까
카드를 잃어버리기도 해서 저건 아니다 싶더라구요. 또 남자들은 악세사리가 별로 없으니 지갑, 시계 이런 게 중요하잖아요.
그리고 결정적인게!! 남자친구가!! 카드를 잃어버리더니 지갑대용으로 뭘 들고다니냐면 ㅠㅠㅠㅠ
이런 지퍼백에 돈이랑 카드랑 신분증을 다 넣고 다녀요...........OTL
첨에 봤을 때 기겁을 하고 왜 그런데다 들고 다니냐고 내가 제발 지갑 사줄테니까 그런거 쓰지 말라고 하는데 ㅠㅠㅠㅠ
지금 생일 선물로 지갑 사주려고 하는것도, 그냥 평소에 제가 지갑을 사주려 하니까
쓸데없는 데 돈쓰지 말라면서 절대 사주지 말라고 강력 거부 하길래
그럼 "생일선물"로 사주겠다 라고 회유한거거든요
저만 이거보고 기겁한게 아니라.... 자기가 활동하는 동호회 나갔을때 동호회 분들도 이거보고 깜짝 놀래면서
심지어 친한 형님이 자기가 지갑 하나 줄테니까 그거 버리라고 그런거 쓰는 거 아니라고 했다는데도
도대체 왜 이거 쓰는게 문제냐면서 고집을 부렸어요 ㅠㅠㅠ
남자친구 직업 특성 상 사무직이 아니다보니 물건을 험한 환경에서 쓰게 되기 마련이라
폰도 일부러 썩 좋지 않은걸로 쓰는데 그건 이해하지만... ㅠㅠ
원래는 브랜드 있는 좋은거 사주고 싶어서 알바하며 돈도 모았는데...
제가 이런 저런 브랜드에 관심이 많은 것과 다르게 남자친구는 가방은 가방의 역할만 하면 되고
지갑은 돈만 들어가면 된다 라고 생각해서 제가 폴*미스 지갑을 보여주며 디자인 어떠냐고 물어보니 싫대요 ㅠ
명품 싫어해서 그러나 싶어서, 직접 가죽공방에서 지갑 만들어 주려고
은근슬쩍 어떤 색이 이쁜거 같냐 보여주는데 지갑 사진만 보여줘도 인상쓰고 싫어해요
니가 억지로 사줘도 안쓰고 모셔놓기만 할거라면서 ㅠㅠ
그래도 저는 의미있는 선물 해 주고 싶은데..지갑 선물은 자기가 저렇게 강력하게 거부하니까 싫은 거 억지로 안길수도 없고
지금 남친이 지방 출장중이라 제가 남친 생일날 맞춰서 내려가 케이크에 초라도 꽂고 축하는 해야 하지 않겠냐니까
자기는 자기 생일 별로 안 좋아한다면서 왔다갔다 번거로우니까 그냥 시간될 때 맛있는 거나 먹으러 가자하고..
ㅠㅠㅠ 아니 도대체 왜 챙겨주고 싶어하는데 안받고 싶어하는건지 모르겠어요 ㅠㅠㅠㅠㅜㅜㅜㅜ왜??? 왜????
그럼 생일날 하고 싶은거나 다른 꼭 필요한거 없냐고도 물어봤는데 다 필요없대요 ㅠㅠ
본인이 싫다니까 그냥 진짜 이렇게 놔두고 지나가는 게 맞는걸까요?ㅠㅠ
많은 조언 부탁드립니다...ㅠㅠ 특히 제 남친같은 성격의 남오징어분들...ㅠㅠ댓글 부탁드려요...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