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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gomin_165803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무민무밍★
추천 : 1
조회수 : 435회
댓글수 : 8개
등록시간 : 2016/09/08 02:23:35
나는 광주사람이다.
나주시에서 태어났으며 어렸을 때 부터 쭉 이 곳에서 생활하여 광주는 나의 제 2의 고향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 꽤 시간이 지난 지금 나는 타지역 사람들의 '어디 사세요?' '어디서 오셨어요?' 라는 말에
선뜻, '저는 광주에서 왔습니다.' 라는 말을 하기 전 조금 주저하게된다.
물론 나에게는 서울, 경상도, 강원도 등 타 지역에 사는 여러 친구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내가 어디 출신인지 묻지 않고 나와 매우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이렇게 각 지역에 지역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는 친구들을 몇명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광주가 아닌 타지에서 나의 고향을 선뜻 말하기에는 약간의 시간이 따른다.
나는 평소에 광주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광주에서 초중고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잘 알듯 광주의 교육기관은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서 어렸을 때 부터 가르치고
'나는 자랑스런 광주 시민이다' 라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도와주었다.
물론 나도 그렇게 생각했던 학생들 중 하나였고, 내가 고등학생 때 까지만 해도 나는 광주에 산다는 것을 상당히 자랑스럽게 여겼다.
하지만 20살이 되어, 성인의 나는 그러하지 못하였다.
타지역 사람들과 같이 교류하는 일이 잦아진 시기에, 나는 지역감정을 가진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지금까지는 지역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나이가 좀 있을 것이라 생각했었지만, 나의 또래에서도 이러한 사람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나는 그들 앞에서 그러한 선입견이 생기지 않도록 행동에 최선을 다하였고, 그들의 신뢰를 얻었다.
하지만 신뢰를 얻은 것은 나 자신이지 '광주 시민'의 나는 아니었다.
그들은 나는 믿지만 아직도 전라도 사람들에게 선입견을 가지고 대하였고, 이는 내가 추후에 나이를 먹어가며 만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내가 나의 고향을 선뜻 대답하지 못하게 만든 원인이 되었다.
남들은 피해의식을 가진게 아니냐 묻기도 한다.
피해의식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러한 피해의식은 내가 고등학교 때 까지만 해도 없었던 것들이었으며,
성인이 되어 내가 직접 겪은 경험에 의해 나온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나는 점점 더 광주 시민이라는 것을 감추고 싶어졌다.
몇일 전에 대구와 창원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기회가 생겼었다.
그들은 나에게 '어디 사세요?' 라는 질문을 물어왔다.
그리고 나는 이에 대해 '저는 광주 사람입니다.' 라고 대답하기 전 조금의 시간이 걸렸다.
물론 지역감정을 가진 사람들이 있는만큼 그렇지 않은 사람도 많기에, 나는 그들을 앞서 말한 선입견을 가진 사람과 동일하게 보지 않는다.
하지만 왜 그들 앞에서 나는 나의 고향을 밝히는데 있어 아직도 거리낌이 드는 걸까.
이 또한 그저 나의 피해의식인 것일까. 아니면 이제는 내가 그들에게 선입견이 생겨 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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