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
먼지가 뿌옇게 일어난다
먼지 안, 폐허가 되어버린 집 너머로
검붉은 웅덩이를 딛고서
얼굴에 검은 분을 바른
소녀가 있다
소녀야, 그 슬픈 눈동자를 거두어 주렴
그리고 너와 같이 검은 분을 바른
차가운 흉기를 든
여인을 본다면 말하여 주렴
당신은 천사인가요.
저는, 이 검붉은 모래 위에서 저를 보내줄
천사를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당신은, 저를 신께 보내주실 천사인가요?
라고…….
소녀야, 더 이상
아우슈비츠의 영광은 없단다
그러니 다시 한번 말하여 주렴
제발 말해주세요.
당신은 천사인가요.
저를 신께 보내주실 천사인가요.
아니면, 이 핏빛 모래 위에서 저를 구원할
악마인가요?
공책 정리하다 발견해서 올려봅니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이스라엘 까는 시인 것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