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에서 성공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개인이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성공의 의미는 천차만별이지만 대체적으로 현대 사회의 기준에 따른다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공은 부와 명예, 권력 이 세가지를 얻는 것으로 함축할 수 있다. 이중에서도 으뜸은 단연 부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부란 무엇인가? 인류 사회에서 만들어진 거의 모든 것들에 대해 교환가치를 지니는 것. 거의 모든 것들에 대한 가능성을 부라 말할 수 있겠다. 한마디로 성공이란 이 사회에서 통용되는 거의 모든 것들에 대한 가능성을 손에 쥐는 것. 그로하여금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승리자가 되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승리자가 되기 위해선 사회의 전방위로 스며든 자유시장의 논리를 거슬러선 안된다. 개인에게 주어진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여 자격증과 학점, 학벌을 갖추는데 충분한 노력을 기울여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이 열린 기회의 사회에서 노력과 의지가 부족한 자에게는 실패라는 낙인만이 기다리고 있다. 실패했을 때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사회탓을 하는 건 나태한 징징거림일 뿐이다. 여기서 누군가는 속삭인다. 승리자가 될 수 있는 특급 비밀이 있다며 귀를 기울이란다. 그리고서 하는 말이 책을 읽으란다. 고전 인문학이라 불리는 어려운 책들을 읽으면 그 옛날 위대한 천재들과 학자들의 통찰력을 너의 것으로 만들 수 있을거라고.. 다양한 사고와 폭넓은 지식은 너의 입신양명 출세길에 단연코 도움될 것이라 호언장담한다. 순진하게 그 말만 믿고서 찬란한 미래를 위해 마르크스의 자본론이니 칸트의 실천이성비판이니 하는 생소한 고전들을 펼쳐들고 머릿속에 꾸역 꾸역 집어넣으려하지만 결국엔 몇장 넘기지 못하고 다시금 책장을 덮는다.

책은 어떻게 하면 돈을 더 잘 벌 수 있는지를 알려주는 해설서가 아니다. 진정 독서라는 것은 책 한 장 한 장을 넘김으로써 자신을 변화시키고, 여지껏 보지 못했던 세계에 대한 발견의 기쁨과 흥미진진함 속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대체적으로 그 사람은 경제적 성공과는 멀어져간다. 책이란 정말 어느 철학자의 말마따나 내가 죽을 때 쯤 인간답게 멋지게 잘 살았다라고 느끼도록 해주는 것이지 진짜 배부르고 무조건 돈을 많이 벌고 남들이 좋아하는 정도로 살도록 유도하지는 않는다. 책은 돈을 버는 도구가 아니며 사회적 지위와 명예, 권력을 얻기 위한 이정표 또한 아니다. 자본주의 속에서 승리만을 쫓아 살아가는 수많은 현대인들이 '황금'을 잡기위해 쫓고있다면, 책이란 현대인들에게 황금이 어디있는 지를 알려주지 않고, 왜 우리는 황금을 쫓아선 안되는지를 가르쳐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