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한번 들이쉬고 내쉴때마다 심장과 가슴을 바늘이 찢어가른다. 사춘기 이전에 처음 가슴을 가로질럿던 아릿한 통증은 스물 중반을 넘은 나이에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이런 나를 이해해줄 사람 나를 위로할 사람 나를 구원할 사람이 없음을 사람을 만나면 만날수록 뼈저리게 실감하고 또 좌절한다. 나와 함께하면 필연적으로 불행해진다.
나에게 다가와서 나의 절박한 호의를 맛보고 이내 나의 의존적이고 유아적인 자아를 꺼내서 들여다본 사람들은 아물지않은 상처 위를 싫증으로 찢고 허망한 위로의 안녕으로 덮고난 뒤에 자신의 삶으로 되돌아간다. 딛고 일어설 자아도 없다. 성취하고 싶은 꿈도 없다. 이곳을 벗어날 지혜도 능력도 없다. 가슴에 담을 인연도 사랑도 없다.
태어나서 상실의 연속뿐인 인생을 어떻게 더 연명해야 하는가. 허울뿐인 가족도 나 스스로도 책임지고 싶지않다. 마지막 남은 내 몸의 자유도 가져가도 좋으니 안식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