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리트리버 종인 이 암컷 개의 이름은 한나입니다.
한나는 약 두 달 전부터 간질 발작을 일으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빈도도 낮았고, 증상도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은 한나가 나이가 들어 건강이 안 좋아진 걸로만 생각했지요.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상태는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었습니다.
발작이 올 때마다 생긴 장기 손상과 부상들로 한나는 계속 약을 먹어야 했습니다.
신장약과 앞발 및 엉덩이 통증을 완화시키기 위한 진통제였죠.
그런데 약과 발작의 관계가 문제였습니다.
약을 먹지 않을 때는 큰 발작이 없었지만
통증이 너무 심해 계단 하나 조차도 오르지 못할 지경이었습니다.
끙끙거리며 애를 쓰다 쓰러지기 일쑤였죠.
통증을 완화시키고자 약을 먹으면 으레 큰 발작을 일으켰습니다.
약을 먹건, 먹지 않건 한나에겐 고통의 나날이었죠.
결국 고통에 힘겨워 하는 한나를 위해 가족들은 큰 결심을 내립니다. 한나를 안락사 시키기로 말이지요.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 날, 한나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개'로 만들어 주기로 결심합니다.
“고통도 없고, 발작도 없으며, 밤새 아픔에 낑낑거리지 않아도 되는 곳으로
보내줘야 했습니다. 평화와 사랑만 가득한 곳으로요.”
먼저 가족들은 한나를 안정시키고자 목욕을 시켜주기로 했습니다.
따뜻한 물과 향긋한 아로마 테라피로 한나의 마음을 달랬습니다.
그리고 하트 무늬로 염색을 해주었습니다.
떠나보내는 이들의 사랑을 듬뿍 담았습니다.
한나에게 잘 어울리는 두건도 선물해 주었습니다.
앞 좌석에서 두건을 두른 한나는 오랜만의 나들이로 들뜬 모습입니다.
평소 한나가 좋아했지만, 건강 때문에 잘 주지 않았던 햄버거도 먹였습니다.
입맛이 없던 한나도 햄버거는 맛있게 잘 먹어주었습니다.
가장 친했던 친구와 뛰어놀기도 했습니다.
이때만큼은 그 어떤 통증도 모두 사라진 듯 보입니다.
엄마의 무릎에 앉아 신나는 드라이브도 즐겼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족 한명 한명이 한나를 안아주며 작별 인사를 건넸지요.
웃는 얼굴을 보여주려 했지만 그럴 수 없었던 가족들...
가족은 그렇게 한나를 떠나보냈습니다.
R.I.P. Hanna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