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층 관람하는 난지도 투명엘리베이터
윤호섭 作. 윤호섭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의 한 그림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난지도 지하 순수한 흙부터 98 미터에 달하는 거대 쓰레기 더미 층을 지나 맑은 하늘로 다다르는 투명 엘리베이터를 묘사한 작품. 각각 높이 98미터로 설정했다. 그의 창작물이다. 난지도 위에 1.5미터의 흙을 덮고 월드컵 공원을 완성했을 때 사람들은 감탄의 소리를 질렀다. 서울시민들은 월드컵 경기장에 있는 각종 레저시설과 편의시설을 이용함과 동시에 탁트인 월드컵 공원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언론에서는 앞다퉈 월드컵 공원은 이제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없는 1200여 종이 살아 숨쉬는 생태공원이 되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98미터에 달하는 쓰레기 더미 위에 얇은 흙층이 덮인다 한들 그 아름다움이 오래 갈리 만무하다. 올해 3월 MBC는 무너져 가는 월드컵 공원의 모습을 보도했다. 공원 조성 당시 상층부 1.5미터, 경사면은 0.5미터였는데 현재 경사면의 경우 흙이 절반 넘게 유실돼 버렸다는 것이다. 흙이 없어 나무가 쓰러지고, 나무가 없다보니 흙이 사라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한다. 특수한 지형 상황에 맞는 나무 심기가 이뤄지지 않은 게 화를 부른 것 같다는 공원 관계자의 말도 덧붙였다. 수십년 동안 쓰레기를 쌓아올린 난지도가 단 몇 년만에 생태공원으로 태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 건 어쩌면 인간의 오만이었을 지 모른다. 망가뜨리는 건 쉬워도 그걸 다시 회복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은데 말이다. 심각한 고민과 뼈아픈 깨달음, 부지런한 실천, 문제 해결을 위한 상상력의 발동이 장시간 지속되어야 그나마 환경 파괴의 속도를 더디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난지도 엘리베이터는 실현 여부를 떠나 그 이미지만으로도 환경에 대한 고민을 안게 한다. 윤호섭 :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88서울올림픽의 디자인전문위원회 전문위원, 제17회 세계잼버리대회 엠블램 및 공식포스터 제작(1991), 대전엑스포 입장권(1994), 픽토그램과 시티은행, 펩시 한글로고 디자인에 참여. 1991년 세계잼버리대회 이후 교육과 환경, 디자인과 환경을 접목시키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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