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실 폐지는 글로벌스탠다드 l 언론비판
http://blog.korea.kr/trackback/69/40215183 2007.05.23 10:13:58 기자실이야말로 일제의 잔재 취재지원시스템선진화방안에 대한 비난 여론이 연일 봇물을 이루고 있다. 비판의 핵심 가운데 하나가 기자실을 통폐합하면 언론의 권력감시기능이 약화되고 국민의 알권리가 위축된다는 위헌론이다. 출입처 기자실이 없으면 언론의 자유가 없어진다는 논리다. 기자실(기자클럽)이란 무엇인가? 기자실을 탄생시킨 일본에선 기자클럽을 수상관저, 성청(省廳), 지자체, 지방공공단체, 경찰, 업계 등에 설치된 기자실을 취재거점으로 특정 언론기관 기자가 모여있는 취재조직을 의미한다. 특정 언론매체 이외 다른 매체를 일체 배제하는 조직은 일본이외에는 다른 나라에 없기 때문에 ‘기샤(記者)클럽(Kisha Club)이라는 일본어가 그대로 외국에도 사용된다. 일찍이 일본 식민지 통치의 잔재가 남아있는 한국에서 기자실은 존재하지만 한국정부에 의해 폐지되고 있다. 기자실을 탄생시킨 일본에서도 기자실 폐지움직임은 활발하게 공론화되고 있고 일부 부문에서는 상당히 추진되고 있다. 인터넷백과사전(Wikipedia) 일본판에 게재된 일본의 기자실 폐지움직임을 소개한다. 기자실은 1890년 일본 제국의회의 신문기자 취재금지 방침에 대해 기자들이 ‘의회출입기자단’을 결성, ‘공동신문기자구락부’를 설립한 게 효시다. 그러나 일본의 기자실은 국민의 알권리를 신장시키기는커녕 폐쇄된 운영구조로 정보를 왜곡하고 言-政-官-經 유착 등 국내외의 비난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일본 제국주의 시대 내내 일본의 기자실은 당국의 발표를 기사화하는 사실상 전쟁선전의 도구 역할을 했다. 2차대전에서 일제가 패망한 이후 일본 주둔 美점령군이 가장 먼저 손댄 것이 기자실개혁이었다. 1949년 9월 미국 점령군 신문과는 “기자클럽은 신문의 자유를 방해하는 것으로 해산 또는 개조돼야 할 것”이라는 경고를 일본신문협회에 보냈다. 이 경고를 받아들여 일본신문협회는 “기자클럽은 취재에 관여하지 않는 사교적인 집단이어야 할 것”이라는 신문과의 양해를 얻어 1949년 10월28일 「기자클럽에 관한 신문협회방침」을 정했다. 이 방침의 골자는 △기자클럽은 친목 사교 조직 △취재보도에는 관여금지 △관공서는 기자실을 설치, 취재에 필요한 책상, 의자, 전화 등 집기를 무료제공 등이었따. 그러나 이 방침은 논란을 일으켰다. 취재, 보도에도 관여하지 않는 단순한 친목조직을 위해 관공서에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였던 것이다. 그러나 점령하 일본에서는 미군의 초법적인 조치로서 관공서에 전달돼 아무런 이의도 없이수용됐던 것이다. 또한 친목 사교조직이란 규정은 필연적으로 맘에 들지 않는 매체종사자는 가입할 수 없다는 논리적 방파제가 돼 폐쇄성을 양산했다. 그 결과 일본주재 외국인특파원, 잡지기자, 프리랜서, 정당-종교 기관지 기자는 기자클럽에 가입할 수 없어 각종 기자회견에서 소외되는 부작용이 잇따랐다. EU, ‘국경없는기자회’ 기자실 폐지 권고 당초 기자실은 친목단체로서 출발했으나 특정 신문사, 방송국이 취재를 독점하고 정보조작이 용이했으며 중소 매체, 프리랜서, 해외보도기관의 가입을 지금도 거부하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또한 취재대상과의 유착도 쉽게 이뤄지고 있으므로 기자클럽의 존재는 일본의 폐쇄성과 봉건제를 상징한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기자실에 있는 기자는 기자회견 내용을 요약하는 일이 대부분이고 발표내용의 진위여부를 확인하는 일은 소홀해지며 정보조작에 휘둘리기 쉽게 된다. 따라서 다양한 장소에 나가 조사해서 보도하는 기자를 양성하기 어려워진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그 결과 기자클럽에 의한 발표보도가 주류를 이루게 되고 기자클럽 제도에 의해 기자와 정치가의 거리가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유착관계가 생겨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칼럼니스트 가쓰야 마사히코(勝谷誠彦)는 기자클럽을 “최대의 이권담합 공산주의”라며 통렬한 비판을 가하고 있다. 중의원의원 고노 다로(河野太郞)는 (일본 언론에서는) 기자가 정치인으로부터 식사대접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정치인이 외유할때는 같은 호텔에 머물고, ‘정치인과 기자가 좋은 친구’가 되는 것이 언론에서는 ‘좋은 기자’로 인식돼 있는 현상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연합(EU)은 기자클럽제도는 폐쇄적이라고 지적했으며 일본 외무성 발행 기자증을 가진 저널리스트에게는 공적 기관에서 취재를 모두 개방하고 기자클럽제도를 폐지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영국인 여성 실종, 살해사건에서 기자클럽에 가입하지 못한 외국인 기자가 경찰기자회견에 참석하지 못하고, 고이즈미 총리의 북한방문때도 미가입사가 동행취재를 거부당했던 사실이 기자클럽폐지 주장의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또한 언론자유와 저널리스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국경없는 기자회’도 일본정부에 대해 기자실 제도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1996년 4월 가나가와현 가마쿠라(鎌倉)시는 전국지와 지역신문인 가나가와신문 등 6개사가 조직한 ‘가마쿠라기자회’의 시청내 기자실 사용을 금지하고 이 장소를 시에 등록한 모든 보도기관이 이용할 수 있는 ‘광보(廣報)미디어센터’로 개방했다. 당시 시장이었던 다케우치 겐 (竹內謙 前 아사히신문 편집위원, 현재 인터넷신문 janjan대표)은 “일부 보도기관이 만든 기자클럽이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의 시설을 독점하는 것은 이치에 닿지 않는다”는 발상에 따른 것이었다. 1999년 3월, 게이단렌(經團連)의 ‘기계클럽’이 폐지됐다. ‘기계클럽’은 전기-조선-반도체-자동차 분야의 취재거점으로 운영돼 왔으나 게이단렌 측이 퇴거를 요구했다. 취재진과 발표주체 기업측이 클럽의 존속방안을 논의했지만 타개책을 도출하지 못하고 해체됐다. 해체배경은 전기메이커 업자들이 개방기자회견을 추진했고, 뉴스 릴리스도 이메일을 이용했으므로 기자클럽을 이용할 메릿이 없어졌기때문이라고 한다. 한편 자동차업계는 클럽의 존속을 요구했으므로 일본 자동차공업회 안에 ‘자동차산업기자회’를 설치했으나 아사히, 요미우리, 마이니치, 닛케이가 참가를 거부함으로써 기자클럽은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 2007년 5월 11일 히가시구니하라 히데오(東國原英夫) 미야자키현(宮崎縣) 지사는 정례 기자회견에서 “기자클럽은 일본만 존재하는 것”이라며 현행 현정(縣政)기자 클럽의 존재를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에서는 기자실 문제가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음에도 한국의 일부 언론 학자들은 기자실을 통폐합하게 되면 정부 발표대로 받아쓰기를 하게 될 것이라고 큰 걱정을 하고 있다. 오히려 기자실이 지나치게 완비돼 있던 5공 당시야 말로 받아쓰기의 시대 아니었던가? 정부의 조치 하나하나에 자유롭게 논평할 수 있는 지금을 권위주의시대와 비교하니 심각한 본말전도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출처---서프라이즈 토론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