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하면 떠오르는 것 중에 하나가 튤립입니다. 이 나라의 국화일 뿐더러 튤립축제 수출도 유명합니다. 하지만 집착이라고나 할까.. 튤립으로 인한 재미있는 현상도 있었는데 한때 엄청난 거품이 만들어졌었죠. 튤립수집 광풍이 불면서 질이 좋은 튤립 한송이가 집한채 가격에 맞먹는... 네덜란드 전체가 튤립에 미쳐 돌아갔죠. 아직도 경제학에서 자주 거론되는 현상인데. 이런 이상열기가 어떻게 꺼졌을까요? 대략 말하자면 어쩌다 네덜란드에 놀러온 외국인이 이 꼴을 보고는 한마디 던진거죠. '이봐요들, 다른나라 들판에 널려 있는게 튤립이야!'
옥주현에게 왜 그렇게 거부반응을 일으킬까? 옥주현이 이 외국인 역할을 하게 되니까요. 나가수팬들의 일부는 단순하게 좋은 음악을 즐긴다는 선을 넘어서 자신이 신봉하는 이 프로그램이 희소성과 특별함과 유일무이한 어떤 가치가 있다고 믿고 싶어 합니다. 그러면서 요즘 흔하게 보는 것처럼 아이돌 문화를 조롱하고 조소하면서 스스로 우월감 혹은 도취감을 느낄 수 있었죠. 그런데 누가 이러면 당연히 기분나쁘겠죠. '이봐요들, 노래 잘부르는 가수는 흔해요. 아이돌 출신인 나도 이렇게 부르잖아?' 그게 옥주현이라는 거죠. 옥주현이 노래를 잘부르든 말든 전혀 관심없어요. 오히려 사실은 실제로 잘부르니 더 기분 나쁘죠. 자신들의 환타지를 지키고 싶은 심리. 깨질지 모른다는 위기감. 그런 심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