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을 긁는다. 몇 시쯤 됐으려나, 개가 또 방문을 긁는다. 거실이 추운지 자꾸 방에 들어오려고 한다. 유난히 추위를 많이 타는 이 녀석 때문에 겨울에 방문을 열어 두고 함께 잔 날도 많다. 요즘엔 자기 집에 전기장판을 깔아 줬기 때문에 신경 안 쓰고 있었는데, 방문 긁는 소리가 유난히 심한 새벽이었다. 눈을 떴다. "너희 집 따뜻하잖아! 집에 가서 자!!" 투정 섞인 다그침을 내뱉고 이불을 머리까지 덮었다. 조용하나 싶더니 또다시 긁어댄다. 아까보다 조금 더 세게 긁어대는 통에 짜증이 났다. "에이씨!!" 이불을 박차고 일어나서 방문을 열었다. "야!! 이 가시나, 너희 집.........." 개가 없다. 일어나는 소리에 겁먹고 자기 집에 들어갔나 싶어 찾아봤다. 집에도 없다. 화장실, 베란다 아무 곳에도 없다. 등골이 오싹해졌다. 나지막이 불렀다. "탐이야, 탐이!" 그러자 큰방 안에서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닫혀 있던 큰방 문을 열자 이 녀석 안에서 기지개를 켜며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