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 살신성인 빛바래나 [한겨레] 아이구하려 바다에 몸던져 아이와 사라진 엄마 ‘감감’ “유가족 위로라도 해줬으면” 교회 성경학교 청소년들을 데리고 충남 대천해수욕장에 수련회를 간 최영근(23·충남 당진군 송산면 금암리)씨는 지난 13일 낮 안전선 부근에서 튜브에 매달린 채 허우적대던 어린이를 보고 전아무개씨와 함께 뛰어들어 어린이를 구한 뒤 물속으로 사라졌다. 그는 이틀 뒤 20㎞ 떨어진 보령어항에서 원산도 방향 등대 근처 바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해병대에서 전역한 그는 복학을 앞두고 손바닥만한 땅을 일구는 부모에게 등록금 부담을 주지 않으려 막노동을 마다지 않은 듬직하고 착한 아들이었다. 날벼락치듯 닥친 외아들의 죽음에 최병군(53)·인광자(56)씨 부부는 정신을 잃고 쓰러지기 여러차례. 눈물이 마르고 목이 멘 그들은 주저앉아 땅을 치고 온몸을 뒤틀며 통곡했다. 그러나 장례식장 어디에서도 그가 구한 아이와 그 부모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30대로 보이는 아이의 엄마가 구조된 아이를 안고 도망치듯 사라졌답니다. 해질녘까지 계속해서 아이와 부모를 찾는다는 방송을 했지만 끝내 나타나지 않았어요.” 해경 관계자는 “목숨을 던져 자식의 생명을 구한 이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을 위로하는 것이 사람 된 도리 아니겠느냐”며 “그들도 평생 마음의 짐이 될 것”이라고 씁쓸해했다. 보령/송인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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