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대진학을 목표로 특성화 고등학교 입학 후 열심히 노력 했습니다.
실기를 위주로 매일 밤까지 그림을 그렸고, 내신 또한 반에서 1~3등에서 내려온적없었습니다.
(친구들이건 선생님들이건 지금 제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겠죠..ㅠㅠ)
고3 초기, 한창 수능공부와 곧 있을 수시 실기준비로 바빠야할 시기..
좋은 내신으로 취업이냐 대학이냐 잠시 고민하고 있을 때
선생님의 추천으로 모 대기업 공채에 지원하게 됩니다.
난생처음 써보는 자소서를 쓰고, 선생님들께 첨삭도 받아보고
유명한 취업카페에 가입해서 첨삭도움도 받았습니다.
마침내 발표날, 인생 첫 서류 합격..
설마 했지만 한국에서 모르는이없는 기업이니 그만큼 떨리고 없던 기대마저 생겼습니다.
두번째 직무시험.
평생 풀어본 문제집 수가 10권이 채 안되는 저는 직무시험 문제집을 사서 또 열심히 풀어봅니다..
떨렸던 직무시험도 예상과 다르게 무난하게 통과.
마지막 큰 관문인 '면접'
맨 꼭대기 정상이 눈앞에 오자 서류합격때 별 신경 안쓰던 친구들마저 이미 저를 입사한 사람마냥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7시간동안 허리를 꼿꼿이 펴고 두 손은 가볍게 쥐어 무릎위에, 입가엔 가벼운 미소
하지만 저는 별로 힘들다고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이것만 버티면 학교엔 제 이름으로 현수막이 걸리고 부모님은 여기저기 제 자랑을 하고 다니실테니까요.
그렇게 면접날...
면접장엔 저와 같은 처지의 고3 학생들이 큰 강당에 꽉 차게 앉아있었습니다.
저보다 뛰어나보이는 친구들도 많았습니다.
한 시간정도 기다리다 드디어 제 차례가왔고 준비한대로 면접을 치르고 나왔을때 저는 이미 알고있었습니다.
저는 합격하지 않을것이라는걸요 ㅠㅠ
서류때는 제가 합격할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직무시험때도 저는 합격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면접을 보고 나왔을때는 저는 떨어질것이라고 생각했고 결과는 적중했습니다.
3학년 중반, 실기를 그만두었던 저는 결국 진학을 포기하고 취업길을 찾기로 했습니다.
'너는 XX 면접까지 갔으니까 합격될거야~'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처음에 여러곳에 지원했지만 번번이 서류조차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친구들이 수능원서접수를 할때 저는 서류를 넣었고, 친구들이 수시 1차 합격을 했을때 저는 1차 서류에서 불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더 밑으로 끌어내려져갔고 정말 원하는 기업이 생겼을때 병역필이라는 조건 때문에 서류도 넣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전문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년동안 다시 열심히 공부를해서 4년제 편입을 하려구요.
정말 저한테는 이게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고등학교 졸업 후에는 제가 미끄러져서 떨어져도 받아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이 되요..
지금 이게 맞는 선택인지도 수없이 고민되고 계속 생각나지만, 달리 다른 방법도 생각나지 않아요ㅠㅠ
외우라는거 외우고 풀라는데 풀고 그리라는거 그리다가 "이제 니가 결정해야돼" 하니까 갈팡질팡 갈피를 못잡겠습니다.
같이 대학을 준비하던 친구들은 흔들리지않고 쭉 한길로 나가니 대학문앞까지 갔는데 저는 여기도 저기도 아닌 길 중간에 혼자 서있내요.
이제 시월이 다 지나갔습니다. 몇달 후 졸업식때 저는 행복할까요 아니면 그때도 길 한복판에서 헤매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