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때 궤양성 대장염이라는 난치병에 걸려서 1년간 관리 잘 해서는 염증이 깔끔히 없어졌다는 말 듣고 대학와서 술도 많이마시고 식단조절도 안하다가 재발해서는 다시 관리한답시고 노력했는데 이미 한번 망가진 몸이라그런가 저번처럼 낫기가 쉽지 않네요
한번쯤은 괜찮겠지 하는 맘으로 주치의선생님이 절대 먹지말라는 치킨 햄버거 라면도 조금씩 먹으면서 가끔은 괜찮겠지~ 술도 안마시는데 뭐 이정도야.. 하고 자기합리화 하다보니 어느순간부터 혈변이 일상이 되더라구요..
대장내시경 검사도 1년에 한번씩 수면으로 받고 간이내시경이라고 관장약넣고 검사하는거도 두세달에 한번씩 해야하는데 관장약넣고 기다리는 10분이 너무 괴롭고 내시경할때 장에 가스 주입하는게 너무 아파서 두려운마음에 매달 약 타러갈 때 진료 끝나기 좀 전에가서 약만 받아오고.. 그러다가 상태가 너무 안좋아져서 어머니와 함께 내시경검사를 받으러 갔습니다
내시경결과는 비참했습니다. 하행결장부터 항문까지의 염증부위가 지속적인 수복과 염증의 발병으로 이미 섬유화가 진행되어 장이 딱딱하게 굳었다고 하더군요..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경화된 조직은 다시 정상조직으로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시더군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씀이 "○○야 넌 앞으로 평생 장에 가스가 차고 변이 찰 따 마다 아플거야" 이 말을 듣는순간 눈앞이 깜깜해졌습니다.. 정말 초점이 제대로 잡히지도 않고 눈물이 하염없이 나오더군요.. 그동안 합리화 하며 하지말라던 짓을 해오던 제가 너무 원망스럽고 후회되었습니다.. 뒤에서 같이 결과를 들으시던 어머니는 그대로 제자리에 주저앉아서 가슴을 부여잡고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너무 죄송했어요.. 효도는 못 할 망정 몸관리 하나 제대로 못하서 어머니 가슴에 대못질을 하고.. 하..
그러고는 스테로이드 6알2주 3알2주 이렇게 한달치 약을 받아왔습니다
이번에 제대로 관리 못하면 대장을 잘라내야하고 대변을 받는 주머니를 차야한다고 하시더라구요
후...ㅜㅜㅜ 요즘 하루하루가 너무 걱정입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졸업을 하고 내년이면 취업을 해야하는데 이런 몸상태를 가진 저를 받아줄 병원은 있을지..(보건계열쪽입니다..) 군면제가 면접에서 불리하게 작용하겠죠? 취업에 성공한다고 해도 기름진거와 매운거는 못먹어서 직장생활 하면서 동료분들과 점심식사에 마음대로 끼일 수 없고.. 같이 먹는다고해도 저 때문에 다른분들 메뉴선택 폭이 좁아질테니 너무 죄송스럽고.. 평범하다는게 그렇게 좋은건지를 이제야 깨닫게 되네요
이런저런 생각에 유독 고민이 많은 밤이네요..ㅎㅎ 어디서 말하기 어려운이야기 오유에서나마 실컷 하고갑니다. 이렇게 우울한 이야기만 해서 죄송해요 저 때문에 우울해지신건 아닌지 모르겠네요 ㅜㅜ
어떻게 끝내야하지.. 우울하고 긴 이야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좋은 밤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