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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테러 라이브: 한국도 이런 영화를 만들어 내는구나. 스포x
게시물ID : movie_1668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근군
추천 : 3
조회수 : 2611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3/09/10 16:07:00
딱 그런 생각 이였어요. 이제 한국도 이런 영화를 만들어 내는구나. 

크레딧 올라가는거 까지 다 봤습니다. 

완성도가 ㅎㄷㄷ 하더군요. 


제가 지금 까지 갖고 있던 한국 영화의 이미지는 이겁니다.


1. 연기자의 연기력으로 매꾸는 좋은 스토리의 영화
예: 올드보이, 아저씨, 살인의 추억, 금자씨, 김기덕 감독의 영화들

이런 영화들 한국에서 잘 만듭니다. 

해외에서 상도 많이 받고, 사람들이 많이 보기도 봅니다. 

그렇게 세계적으로 알려졌으니 이제 한국 감독들이 미국에서 영어쓰는 배우들이랑 영화를 만들 수 있는거죠. 

ㅋㅋㅋㅋ 이건 여담이지만 설국열차는 미국에서 개봉할때 20분정도 짤린다고 하네요. 남부에 있는 애들이 이해를 못 할 거 같아서 라나 머라나... ㅅㅂ 

이런 영화들은 하나 같이 머랄까 고수들의 냄새가 납니다. 

각각의 감독들 만의 독특한 색갈이 있어요. 영화를 보면 그냥 티가 나요. 이 감독 아니면 이렇게 못/안 만들꺼다 뭐 이런거 있잖아요.


2. 좀 어설픈 CG를 발라 놓은 짝퉁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들
예: 해운대, 비가 나와서 비행기 타고 날아다니는 영화, 심형래가 찍은 고질라 짝퉁 영화 
예외: 괴물 

이런 영화 필요합니다. 미국도 CG 바르고 짝퉁스런 영화 많이 만들어요. 

이런걸 만들면서 발전한다고 생각합니다. 

현대도 그랬잖아요. 옛날 엑셀은 미국에서 2만마일인가 20만마일인가 타고 다니면 퍼져서 악명이 높았는데 요즘 현대는 고장율이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ㅎㅎ 물론 아직 에어백이 잘 안 터지는 단점이 있지만요. 

암튼 이런 짝퉁 영화를 찍고, 그걸 사람들이 봐주고 그래서 투자를 더 받아서 다른 영화를 찍고 이런걸 해줘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바탕이 되어서 괴물 이란 영화가 탄생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런 영화는 해외에 같으면 못 팔아 먹는다고 생각해요. 
미국애들이 같은 돈 주고 돈 지랄을 엄청 해 놓은 헐리우드 블락버스터 영화를 보겠어요? 해운대를 보겠어요?

태생적으로 훨씬 더 작은 시장을 타겟으로 하는 한국영화의 특성상 헐리우드 영화에 밀릴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 이런 장르는요. 

그래도 괴물은 감독도 감독이고 영화 자체도 좋아서 어느정도 인지도가 있습니다. 



다시 더테러라이브로 돌아가서..

제가 감명 깊었던 부분이 적재적소에 쓰인 "자연스러운" CG랑 특수효과 입니다. 

해운대나, 심형래 영화는 "나 ㅅㅂ CG 특수효과 존나 썼으니까 잘 봐라 관객드라!! 번쩍번쩍" 
뭐 이런 느낌인데요. 

더테러라이브는 거기에서 벗어나서 CG를 영화를 표현하는 하나의 도구로써 오바하지 않고 잘 썼더라고요. 
"이정도 CG랑 특수효과, 촬영세트는 그냥 베이스로 깔고 가는거다." 뭐 이런 느낌이더라구요. 
이게 저는 대단한거라고 봐요. 
그만큼 한단계를 뛰어 넘은거라고 봐요.

뭐든 그렇잖아요. 처음 뭘 배울때 "ㅅㅂ 그걸 어떻게해" 하나가 매일매일 그걸 하다보면 기본이 되는.. 
헐리우드에서 질 좋은 CG가 기본인거 처럼, 더테러라이브는 그 수준을 해내었다고 봅니다.



다른 하나는 영화가 별로 한국적이지 않았다는 겁니다. 
한국적이다 아니다는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그냥 특성으로 볼 수 있겠는데요. 
더테러라이브를 보고 나서 느낀게, 이 영화를 대사 그대로 영어로 번역하고 배우만 영어권 배우로 바꿔도 별로 어색하지 않겠는데? 였습니다. 

물론 한국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주가 아니라는 거죠.
영화 전체를 이끌어가는 힘이 한국적인 공감대에 기대는게 아니라 
영화 안의 빠르게 바뀌는 상황이 영화를 힘있게 이끌어 나갔다고 저는 봤습니다.
(물론 하정우가 그 상황 연기를 후덜덜하게 해내었던게 크죠.)
헐리우드에서 이 영화 언젠가는 리메이크 할꺼라는데 500원을 걸겠습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발생하는 긴박감, 생방송이라는 특수함, 거기다가 테러, 이 모든걸 정말 잘 버무려놨다고 봅니다. 


그냥 오랜만에 좋은 한국 영화를 봐서 업된 기분에 별 내용도 없는걸 길게 주절 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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