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면서 사람이 얼마나 사람을 아프게 하는지 나는 안다.
사랑으로 우정으로,
나는 필요한 이해관계 앞에 얼마나 거창한 이름을 붙여 만나왔던가.
속속들이 벗겨지는 양파껍질같은 가식의 허물을,
부끄러워 하면서도 나는 감추기에 만 급급했었나.
하지만 사랑이 얼마나 사람을 기쁘게 하는지도 나는 안다.
들뜬 가슴으로 한 달음에 그에게로 달려가 안기고,
고작 몇분 뿐인 횡단보도 앞에서의 시간도 한 시간 같던 약속의 날.
이층 창 넓은 찻집에서 그를 기다리는 시간조차도 기쁨으로 바꾸어가며 사랑했었던 날.
사랑이 내 거친 손에 쥔 작은 희망임을 나는 안다.
더 많은 이름을 붙여서 부를 수도 없는 지금.
오직 그리운 이 라는 이름으로만 부를 수밖에 없는 지금.
세상의 시간으로는 몇 년의 시간을 살았고,
가슴의 시간으로는 천 년의 시간을 살아온 지금,
아픈 사랑조차도 가슴을 다독이는 다른 손길임을 나는 안다.
사랑은 그 기억 하나만으로도 살아가는 이유가 된다는 것을 이제 나는 안다.
내혀속의푸른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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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속의 그리움,사랑의 대상은,
그대들의 사랑, 그리움의 대상 입니다.
여전히 저를 사랑해주는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