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뱀이 나타났을 때 그룹별 대처법 회사의 더딘 변화와 관료주의를 비판한 삼성그룹 신입사원의 사직서가 직장인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각 그룹의 기업 문화를 비교하는 말과 글도 잇달아 화제가 되고 있다. 그 가운데 압권은 '사무실에 뱀이 들어왔을 때 각 그룹별로 어떤 반응을 보이는가' 라는 글이다. 한 경제 칼럼니스트가 맨 처음 이 비유를 만들어 사용한 다음부터 인터넷에 떠돌면서 직장인들이 하나 둘씩 사례를 보태가고 있다(괄호 안은 감상 포인트이다.) ▶ 삼성그룹 = 맨 먼저 발견한 사람이 팀을 모아 어떻게 뱀을 잡을 것인지 하루 종일 회의를 한다. 뱀은 이렇게 잡자고 결론이 날 무렵 구조본(구조조정본부)에서 전화가 걸려온다. 이렇게 잡지 말고 저렇게 잡으라고. 그럼 그렇게 잡아야 한다. (기업 내 관료주의와 지나치게 권력을 독점한 구조조정본부[옛 회장비서실]에 대한 비판이다) ▶ 현대그룹 = 처음 이 뱀을 본 사원은 골똘히 생각한다. '저 뱀은 형수 편일까? 시동생 편일까?'(13년째 계속돼온 현대 일가 내의 골육상쟁이 조롱의 대상이다. 삼촌.조카, 형.동생, 형수.시동생 간의 잇단 경영권 분쟁으로 그룹 구성원들부터 정치적으로 변했다는 지적이다.) ▶ S K그룹 = 뱀이 들어왔을 때 우왕좌왕하다가 피해만 크게 입는다. 정작 뱀을 놓치고 나서야 SKMS에'뱀 잡는 법'이라는 장이 있는 것을 뒤늦게 알고 '그 뱀이 그 뱀이구나' 하고 탄식한다. (SK는 고 최종현 회장의 유지랄 수 있는 SKMS라는 경영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문제는 이 시스템이 지나친 도그마에 빠져 실제로 위기가 닥쳤을 때 별 도움이 안 된다는 얘기다.) ▶ 대우그룹 = 처음 뱀을 목격한 사원이 계통을 밟아 계열사 사장까지 보고한다. 그러면 그 사장은 폴란드에 출장가 있는 김우중 회장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어떻게 잡을 것인지 지시를 내려달라고 청한다(공중 분해된 대우그룹은 김우중 전 회장의 1인 회사였다는 지적이다.) ▶ LG그룹 = 뱀을 보면 제대로 종류를 파악하기도 전부터 '백년 묵은 청사다, 이백년 된 백사'다 해서 난리굿을 떤다. 그러다 정작 뱀을 놓치고서야 깨닫게 된다. 그 뱀은 그냥 동네 구렁이에 불과했다는 사실을.(LG텔레콤, 데이콤, 하나로통신 등 새로운 사업을 펼칠 때마다 실착을 범한 것을 빗댔다.) '뱀 이야기'의 원조격인 5대 그룹 외에 몇몇 기업이 더 늘어났다. 대표적인 것이 노동조합의 힘이 강한 방송사와 민영화 이후 변신을 시도중인 KT다. 방송국 사무실에 뱀이 들어오면 이를 처음 본 직원이 맨 먼저 할 일은 뭘까. 정답은'노조와 상의한다'다. 공기업 속성이 여전한 KT는 업무 영역을 일일히 따지려 드는 병폐가 표적이 됐다. KT 사무실에 뱀이 들어오면 이를 처음 본 사원이 담당 부서를 찾아 나선다. 여기저기서 자기들 담당이 아니라며 다른 곳을 찾아가보라고 떠넘긴다. 이 사원은 뒤늦게 뱀 잡는 일이 자신의 담당 업무임을 깨닫는다. 씁쓸한 웃음마저 자아내는'뱀의 사무실 습격사건'은 우리 기업문화의 후진성과 경직성을 따끔하게 꼬집는다. 이런 기업문화가 단번에 고쳐지지 않는 이상 삼성 신입사원의 사직서와 함께 풍자 섞인 우스개도 끝없이 돌고 돌 것이다. 당신이 근무하는 회사 사무실에 뱀이 들어온다면 어떻게 할 것 같은가. 다음에서 본 기사인데 지금은 삭제됐군요... 기억을 더듬어 생각해낸 재밌는 댓글들.. 학원에 뱀이 들어왔을때 - 돌아다니지 말고 가만있으라고 한다. 은행에 뱀이 들어왔을때 - 3시 30분 영업이 끝났으니 뱀한테 나가라고 한다. 할인점에 뱀이 들어왔을때 - 알바보고 잡으라고 하고 알바가 잡으면 시킨 사원에게 공이 돌아가고 알바가 못잡으면 알바가 책임진다. 어떤회사에 뱀이 들어왔을때 - 계약직을 불러 잡으라고 하고 뱀이 들어오도록 방치한 용역직은 계약해지하고 정규직은 보고서를 올린다. 피라미드회사에 뱀이 들어왔을때 - 다른뱀들을 더 데리고 오면 수당을 주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