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네트워크 '가상 합창단' 창조하다 소셜 네트워크는 마침내 온 세계 사람들을 하나로 묶은 가상 합창단을 만들어냈다. 서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58개국의 1,752명의 성악가들이 유튜브 상에서 하나로 연결돼 감동의 하모니를 창조했다. 특히 이들은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는 데 그치지 않고 페이스북에 개설한 팬페이지(@virtualchoir)에서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면서 그야말로 소셜 네트워크의 놀라운 소통의 세계를 실감케 했다. '가상 합창(virtual choir)'라는 이름의 이 프로젝트는 미국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에릭 휘태커(Eric Whitacre)가 만들어냈다. 휘태커는 자신이 작곡한 노래 '슬립(Sleep)'을 지휘하는 동영상을 제작해서 유튜브에 올렸다. 그리고는 알토, 베이스, 소프라노 등 각 화음 파트를 노래한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도록 요청했다. 놀랍게도 지난 2010년 9월부터 시작돼 올해 1월 10일 마감됐을 때까지 58개국 1,752명의 성악가들이 무려 2,052개의 동영상을 게시했다. 어느 가수는 한 사람이 8개의 파트를 연주한 동영상을 따로 따로 올리기도 했다. 노래를 부른 성악가 가운데는 9살박이 꼬마도 있었고 60대 할아버지도 있었다. 이렇게 모인 동영상을 하나씩 하나씩 합쳐서 사운드 트랙을 한 데 모으자 아름다운 합창이 완성됐다. 여기에 노래를 부른 사람들의 모습을 하나의 동영상으로 편집해서 경이로운 '가상 합창'을 만들어냈다. 휘태커의 이번 '가상 합창'은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 해 '가상 합창 1.0'을 발표했었다. 이때는 휘태커가 '빛과 금(Lux Aurumque)'이라는 노래를 지정해서 12개국으로부터 185명의 성악가들이 참여해 '온라인 합창'이란 새로운 지경을 열었었다. 여러 나라의 성악가들이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 등 각자의 파트를 부른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고, 이 동영상들을 스콧 헤인즈(Scott Haines)가 하나의 동영상 작품으로 편집해냈던 것. 이 동영상은 유튜브에 공개된 지 2개월만에 200만회를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휘태커는 지난 3월 TED에서 가진 강연을 통해 '가상 합창'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에서 '가상 합창'을 만드는 과정에서 발견한 점이 있다면서 "첫째는 인간이란 존재는 어떻게든 서로 만나고 싶어한다는 것"이며 "둘째는 사람들은 가상이 아니라 실제로 연결되기를 바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상 합창단은 이미 실제 합창단이었고, 이들은 가족과도 같았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