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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하는 이야기가 무서운 적이 있으신가요?
게시물ID : baby_1671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rainmakerz
추천 : 6
조회수 : 807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10/12 10:27:59
공게에 써야 할지 육아게에 써야할지 고민하다가 비슷한일이 있는지 여쭙기 위해 여기에다가 글을 써봅니다.


 어제 저녁은 아파트에 일년에 두번열리는 야시장이 있는 날이라 단지가 상당히 어수선 했습니다.
 저는 늦게 퇴근했고 와이프 말에 따르면 낮에 큰딸아이 (37개월)는 단지내 설치 된 바이킹에 2번 타고 그 공기로 채워진 놀이시설(?)에서 한시간이나 넘게 들어가서 놀다가 왔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큰딸애는 상당히 기분이 좋은지 잠을 안 자려고 했고 와이프는 둘째딸아이(12개월)를 안고 돌아다녀서 그런지 녹초가 되어 둘째랑 같이 먼저 큰방에 들어가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저희집 구조는 여느 아파트 처럼 거실과 주방이 연결되어 있는 구조이고 주방과 거실의 모호한 경계 사이에는 아일랜드 식탁이 하나 가로로 놓여져 있습니다.   식탁을 사이에 두고 큰딸아이는 거실을 등지고 식탁의자 (다리가 긴)에 앉고 저는 주방을 등지고 마주 앉아서 야시장에서 사온 뻥과자를 먹으며 딸애가 재잘 대는걸 대꾸하면서 이야길 들어 주고 있었죠
 뭐 배(바이킹)을 두번 탓다느니 자기 혼자서 탔으니 용감하다느니 하는 자기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딸애 시선이 제 뒤를 향하더니

 " 아빠 뒤에 누가 지나갔어" 라고 하더군요 

 조금 놀랬습니다만 큰딸애가 가끔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대사를 그대로 따라할때가 있어서 그러려니 하고

 " 아빠 뒤에 누가 지나갔어?"
 라고 물었더니

 "ㅇㅇ 뒤에 누가 지나갔어"
 라고 대답 하더군요

 "에이 우리집에 우리밖에 없는데 누가 지나가?"
 라고 되물었더니

 "힝.. 누가 지나갔는데..." 
라며 약간 인상을 찌뿌리더군요

 그래서 화재를 다른데로 돌릴려고 오늘 어린이집에서 누구랑 뭐햇냐고 물었더니 친구 이름을 몇명 대고 뭘 했다고 대답하다가 또.. 

 "아빠 아까 누가 뒤에 지나갔어"
 라고 하더군요

 같은 이야길 한 네번 정도 들었더니 저도 '아놔 우리집은 십층인데' 하는 고전적인 괴담 이야기도 생각나고 조금 묘한 기분이 들어 조금 구체적인 질문을 하면 뭔가 딸아이의 말에 헛점이 보이지 않을까해서

 '어떤 사람이 지나갔어?"
 라고 물었더니

 "아주 키가 큰~ 아저씨가 지나갔어" 
.
.
 어지간한 공포 고어물을 봐도 별다른 느낌이 없는 저인데도 이땐 팔에 털이 결의 반대방향으로 바짝 일어서는게 느껴지더군요 그리고 이런경우 본능적으로 뭔가 휘두를만한걸 쥐게 된다는것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손에 잡히는데로 딸애 장난감인 로봇 집게팔을 쥐어 들고

 "그럼 아빠가 확인하고 올께"
라고 하곤  제 등뒤에 주방과 연결된 무엇인가(?)가 지나갔다면 경로로 의심되는 다용도실 붙박이 장부터 옷방 베란다 그리고 옷방 붙박이 장까지 다 열어 봤죠  뭐 예상하시는데로 아무것도 없었지만 문하나 하나 열어볼 땐 조금 식은땀이 났었었습니다.

 식탁에 돌아와서

 "에이 아무도 없는데?"

 라고 되물었더니 
"아까 분명히 누가 지나갔는데..." 

 37개월짜리가 '분명히'라는 부사를 알고 있다는건 이상황에선 별로 놀라운일도 아니더군요.
 그렇게 조금 더 있다가 큰딸애 양치 시키고 큰방에 안아서 데려다 주는데 (많은 가정이 그렇지만 저는 거실에서 자고 와이프와 애들은 큰방 침대에서 잡니다.) 큰방문을 닫기 직전에 한번 더 날려 줍니다.

 "아빠 아까 근데 누가 지나갔어?"

 네.. 어제 저녁은 덕분에 큰방 침대 밑에서 잤습니다. 

 혹시 다른분들은 자제분들에게 이런 묘한 이야길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출처 새로 이사한 우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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