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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 홍대 인디생활 후기
게시물ID : humorstory_233019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약기운
추천 : 5
조회수 : 937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1/05/29 15:06:36
오유에서 재미있는 글을 읽고 지나가기만 했는데 
오늘은 그동안 제가 겪었던 일들을 짧게 올려보려 합니다. 
기념이 될까 싶어서이지요. 그리고 조금 슬픈 마음도 있긴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에게 지나온 이야기를 하는 것 처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몇자 적어봅니다. 

그림을 올리고 글로 설명을 하고 싶었으나 어떻게 하는지 잘 몰라서 
글은 글대로 사진은 사진대로 올리는 것을 용서해 주세요. 

우선 저는 회사를 다니다가 때려치우고 평소에 좋아하던 음반과 책을 내기로 결심했습니다. 

틈틈히 기타를 쳐서 곡을 만든게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돈이 없고 녹음이라는걸 해본적이 없는
저에게는 정말 어려운 작업 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녹음을 하고 표지사진을 찍어서 허저분한 
음반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기분은 참 좋았습니다. 음반을 천장 찍었습니다. 
친구들에게 강매를 했지요. 그래도 산더미 같이 남았습니다. 

책도 썼습니다. 등록금과 은행에 대해서 생각하는 걸 쓰고 싶었지만 어떻게 쓰는지 몰라서 
저의 이야기를 곁들여서 에세이 형식으로 썼습니다. 똑 책을 천부 찍었지요. 
그래서 역시 산더미같이 남았습니다. 

길가는 사람들 나눠줄까 하다가 혹시라도 대출금을 못갚게 되면 현물로 넘겨야겠다는 생각으로 
아직도 방구석에 벽처럼 쌓여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래도 좋습니다. 

운이 좋아서 홍대앞 상상마당에 인디레이블 마켓이라는 곳에 전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죠. 
그래서 전시를 했습니다. 그리고 2010년 1월3일에 꿈에 그리던 공연을 하게 되었죠. 


연말과 연초를 지나서 그리고 날씨가 무지 추운관계로 관객의 수는 적었지만 
저는 정말로 즐겁게 공연을 했습니다. 와~~ 드디어 꿈을 이루는구나!!! 
앞으로 홍대에서 거리공연이라도 하고 전국을 누비며 기타로 공연을 해야겠다. 
하는 꿈에 부풀었습니다. 


그날따라 하늘이 저를 축복하는 것처럼 눈이 내리기 시작했죠.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정말 기뻤는데......

그날이 서울에 백년만에 폭설이 내린 날이었습니다. 
활동이고 뭐고 다 끝났습니다. 



그래도 2집을 내야겠다. 생각이 들어서 3월에 간단하게 기타를 치고 노래를 만들어서 
이번에는 조금더 좋은 마이크를 사용해서 급하게 노래를 만들었습니다. 


2010년 3월 초였죠. 그런데 정말로 안타까운 사건이 터졌습니다. 천안함 사태가 터진거죠. 
그래서 바로 접었습니다. 

쌓여있는 책과 CD를 보며 그래도 살아봐야지 하는 마음에서 전재산을 들고 미국을 버스타고 
한바퀴를 돌고 왔지요. 혹시 총맞아 죽을지도 몰라서 여행자 보험을 들었습니다. 
예상외로 미국사람들은 친절하더군요. 

그렇게 돌아와서 곡을 쓰려고 하였지만 그 잠시동안의 여행이 충격이었는지 
너무나 강한 욕설이 섞인 노래만 나왔습니다. 그것은 너무 심하다 싶어서 
다듬고 다듬고 하다가 욕이 나오지 않을 정도로 차분한 마음이 들게되어 
이번에는 악기를 조금더 넣어서 작업해서 

3번째 음반을 만들었습니다. 


음반을 만들고 나서 음원 등록신청을 하면 약 일주일 정도가 걸립니다. 
제가 2011년 3월3일에 음반을 만들어서 3월4일에 음원등록 신청을 했지요. 
그러면 7일이후인 3월11일에 음원이 온라인에 올라오게 되는 겁니다. 

그날을 정말로 손꼽아 기대했습니다. 음원이 나오는날 홍대 놀이터에서 공연을 해야겠다. 

전국을 돌며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러야지 . 정말로 배고픔의 극치였고 
저는 돈이 다떨어져서 굶어죽기 일보직전이었습니다. 

음원이 나오는 날이 되었습니다. 2011년 3월11일 입니다. 
오후가 되어서 등록이 시작되었습니다. 


감동을 받고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려는데 갑자기 티비에서 뉴스 속보가 터집니다. 
일본 동북부에서 대형지진이 났답니다. 쓰나미가 마구 몰려옵니다. 
집이 떠내려가고 차가 떠내려갑니다. 
저의 희망도 같이 떠내려 갑니다. 


쓰다보니 길었습니다. 

저는 현재 부채를 갚기위해 회사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다음 음반을 내고 싶지만 이번에는 무슨일이 터질까 두려울 뿐입니다. 

3집에 BANKER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곧 저축은행 사태가 터지더군요. 

공연을 하고 싶지만 이번에는 공연이 끝나고 폭우가 내릴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저는 재미있었습니다. 음반을 사주신분들 정말 감사드리구요
정말 부족하지만 책을 구매해 주신 분들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는 좀더 실력을 키워서 들을만한 곡이 나오면 
무료로 MP3를 올릴 생각입니다. 

글이 길었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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