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시티 2013이 나오기 전부터 기대를 해왔고, 디지털 디럭스 예약 구매자로서, 출시되고 근 1달간 심시티만 해보며 느꼈던 점들을 적어볼까 합니다.
심시티 5의 개발 기간을 고려해 본다면 이런 퀄리티가 나오는거 자체가 의문이 든다.
- 시뮬레이션이라고는 볼 수 없는 교통 AI
가장 가까운 일직선 거리에 들어맞는 경로를 선택. 아무리 패치를 했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많음. 특히 위의 심 AI와 맞물렸을때는 엄청난 병크
- 엉망진창인 교통 시스템
버스, 전차가 사라지는 버그. 하나뿐인 고속도로 입구, 버스 래밍 등등.
- City 라고는 말할 수 없는 작은 맵 크기.
시뮬레이션은 분명히 로컬 컴퓨터에서 하기 때문에 서버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요즘 컴퓨터들의 평균 사양과, 다른 시뮬레이션 게임들의 맵 크기에 비교하자면 터무니 없이 작아도 너무 작다.
- 어설픈 온라인 지원으로 인한 버그들.
심시티의 서버가 하는 역할은 도시맵을 업/다운로드, 광역의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일정 기간마다 다른 도시들의 정보(인구수,쇼핑객,공공시설, 대역사 관련 정보, 채팅)업데이트, 각종 통계.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일정 기간마다 로컬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도시 맵을 서버에 업로드 시켜서 싱크한다는 것이다.
일정 기간마다 도시 맵을 업로드 하고 로컬 파일을 삭제하게 되는데, 프로그램 상의 문제인지, 서버의 문제인지, 가끔씩 업로드가 다 안되고 맵 파일이 삭제되거나 싱크가 잘 안될때가 있다. 그러면 서버는 이건 올바르지 않은 업로드/싱크 라고 판단을 하게 되고, 다음 동기화 시간때 가장 최근의 올바른 업로드 맵을 클라이언트와 동기화 한다. 이것이 바로 롤백의 원인.
다른 버그들로는 무한 선물 버그, 대역사 자원 초기화 버그 등이 있다.
- 상식적이지 않는 메케닉들과 기초 수준의 AI 프로그래밍.
얼마전 해외 커뮤니티에 인구 1.8M의 말그대로 사람들로만 꽉꽉 채워져 있는 도시가 소개됬었다. 조작이라고 믿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못믿겠다면서 직접 해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결과는 사실로 판명났다. 나도 직접 해봤는데, 원리는 이런 것이었다. 세금을 0%로 맞추고, 도로들을 최대 밀집도 건물들을 최대한 많이 집어넣을수 잇게 깔아주고, 기다리면서 건물들이 최대한 바짝 붙게 유도해주면 심들이 끊임없이 이사온다. 심들은 일자리도 없고, 집에 전기, 물이 안들어오고, 어딜 돌아다니지 않아도 세금이 없다는것 만으로도 아주 행복해 하며 끊임없이 몰려든다. 물이 안들어오기 때문에 오염도 없고, 따라서 병도 안난다. 전기가 없기 때문에 화재도 안난다. 심들은 집 안에만 틀여박혀 있으며 '세금이 낮아서 정말 좋군요'라며 히키코모리 생활을 시작한다. 그게 150만명이 그렇게 생활한다. 우리의 상식으로 생각해 봤을때는 불가능한 일이고, 심시티의 메카닉이 얼마나 단순하고 허접하게 쓰여졌는지 알 수 있다.
또한 심들은 하교시 가장 가까운 집으로 들어간다. 집이 꽉 찼을시 다음집, 다음집... 이런식으로 어디 속해져 있는게 아니라 매일매일 사는 집이 바뀐다. 일나갔다가 잠깐 들리는 집이 다르고, 쇼핑갔다가 들어와서 자는 집이 다른다.
- 기타 버그들
쓰레기, 재활용 트럭이 사라지는 버그, 생산된 자원이 증발하는 버그, 롤백 버그, 천원돌파 그렌라간식 토목공사 버그 등.
위의 버그들중 상당 부분이 몇명이서 1주일이라도 테스트 해보면 충분히 나올수 있는 버그임에도 불구하고, 오픈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버그가 안고쳐지고 있다.
또한, 교통 관련 기능 또한 매우 실망스럽다. 흔한 지하도로, 고가도로, 고속도로, 1-way도로 등 생각하기 쉬운 많은 종류들의 도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로 타입은 딱 3개 뿐이다. 일반도로, 다리, 그리고 아주 한정적으로 터널이 있다.
또 디버그 모드를 살펴보자면, 도시 밖에 도로와 철도를 만들수가 있고(맞다, 도시로 들어오는 길을 3군데, 4군데도 더 만들수 있다), 게임이 분명 뭔가 더 할 수 있는데 급하게 내놓은 티가 팍팍 난다. 심지어 그 간단한 지형 조작조차 할 수 없다.
이 게임이 정식으로 발매되고, 그것도 비싼 가격으로, 이렇게 많은 버그와 도시라고는 볼 수 없는 넓이, 기능들을 생각하자면, 과연 ea 게임이구나와 dlc 엄청 팔아먹겠구나, 딱 두 생각 밖에 안든다. 또한 왜 베타를 10분 제한을 걸어놨나 이해가 간다. 이번 심시티 2013은 수많은 심시티 팬들과 시뮬레이션 팬들, 그리고 트레일러와 언플들을 보면서 기대했던 게이머들의 뒤통수를 아주 강력하게 내려치는 망작이 아닌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