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한 집안의 장녀임. 밑으로 여동생 둘.
학교 때문에 따로 나와 살고있음.
엄마생신 칠월 아빠생신 팔월.
작년 칠월.
집에 내려가서 엄마 멱국 끓여드림.
효도해서 상큼한 기분으로 한달을 보냄.
작년 팔월.
원래 집에 잘 안내려가는데 갑자기 급 가고싶음.
내려가서 디글디글 잘만 놀다왔음.
아침에 늦잠 잤는데 엄마가 깨워서 아침 먹었음.
그런데 엔간한 날에는 조찬모임 때문에 아침에 뵙기 힘든 아빠가 겸상을 하고 계셔서,
아빠 오늘 한가하시구나. 생각함.
그런데 아빠가 점심때 또 오심.
엄마가 나 왔다고 닭 시켜줘서 아빠랑 나랑 엄마랑 막내동생이랑 닭먹음.
닭이랑 밥먹고 <엄마가뿔났다> 재방송 봤음.
딸둘 아들하나 남편 시누이 시아버지 모두가 한자의 생일을 까먹어서,
엄마랑 나랑 신나게 욕함.
"어머 어떻게 딸년이 엄마 생일을 까먹어 어이구 키워봤자 헛거임"
"엄마 그래도 나는 엄마 생신날 미역국 끓여드렸으니까 저녁에도 닭시켜주셈"
이러고 노닥거리고 있는데 아빠 회사 들어가신다고 가셨음.
신나게 한자네 식구들 욕하다가 이맘때가 아빠 생신인 것 같아서.
"엄마 아빠 생일 언제지?"
맞음. 글을 읽고계신 예쁘고 잘생긴 오유인이 생각하고 계시듯.
그날이 아빠 생신임.
허.......................................................
엄마랑 나랑 막내동생이랑 서로 아빠한테 사과전화 하라고 투닥거리다가 내가 총대 맴.
"아빠 오늘 생신......"
"허허 응"
"아빠 오늘 저녁에 언제 들어오세요"
"오늘 직원들이 내 생신이라고 파티해줌. 나 오늘 늦음."
"아빠 ㅈㅅ......."
엄마랑 나랑 아빠 회사로 케이크 보내고 난리침.
우리아빠 마음이 넓어서 그냥 신경 안쓰고 넘어가주심.
아침에 미역국이 없어서 내가 늦잠잤겠거니 점심때 또 와 주신 그 아량에,
흑흑 불효녀는 웁니다.
그런데 오늘 제 생일임.
아빠가 열두시에 딱 맞춰 전화오셨길래, 생일축하 전화인줄알고.
"아빠!!"
"관리비 깜빡했어 내일 넣을게"
뚝.
아놔 아빠 복수임?
짤빵은 오유 펌.
근데 내 기억으로는 그 글도 어디서 누가 퍼오신거임.
우리아빠 가끔 오유 하심.
아빠 나 오늘 생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