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사람은 평등하며 사람인 이상 기본적 인격을 가진다. 개인적으로 인격은 자의식에서 출발한다. 자의식을 갖는 존재는 주체의식을 가지며, 자기운명적인 고통과 그 고통을 감내해야할 정신을 갖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격은 성장하는 가치이기에 인격에도 격차가 있다. 이 격차는 현실적으로 부정하기 힘든 계급성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고, 인격이 갖는 품성이라고 하겠다. 품성을 규정하는 요소로는, 능력 ㆍ가치관ㆍ진심ㆍ의지ㆍ이해력, 그리고 고유성에 있다고 생각된다.
능력은 절대적이거나 상대적 능력이라기 보다는 인간다운 생존을 위한 기본적능력이면 된다. 가치관은 상대성을 갖지만 적어도 사회통념을 이해하면서 크게 어긋나지 않는 정도에서 선의의 약자를 배려하는 방향의 주관이라 하겠다. 왜냐하면 통념은 언제나 개선할 점이 있기 때문이다. 진심은 악의나 위선이 없는 상태이면 된다. 의지가 없으면 타자에게 신뢰감을 줄 수 없다. 그리고 고유성은 그의 생의 자취에서 우러나는 향기이다. 그것은 인덕이나 순후일 수도 있고, 자애나 여유ㆍ용기일 수도 있다. 때로는 고독한 정신이기도 하다. 한편 어떤 요소가 다른 요소를 압도할 때, 더이상 다른 요소는 중요치 않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