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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방사람이 고양이를 키운다.
게시물ID : gomin_167264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쟈오
추천 : 5
조회수 : 693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6/11/20 07:05:15
옆방사람은 남자회사원이다.
아마 타지에서 올라와 회사를 다니는 것이다.
두달쯤 한번씩 어머니가 올라와서 잔소리를 하드라.
 
출근시간은 7시. 이렇게 빨리 밖으로 나가는 이유는 여기가 수도권이라서 그런듯 싶다. 아마 먼곳으로 출근을 하는 것이겠지. 아니면 출근시간이 빠를수도 있다. 퇴근시간은 이르다.
내가 6시 30분쯤에도 모든 일과를 마치고 집에 오면 항상 옆방에서 인기척이 들린다.
토요일날은 친구들과 같이 과음을 할때가 있다.
토요일날 새벽에 들어오는 소리와 함께 친구들끼리 이야기 하는 소리가 건너 들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아는 이유는
알고 싶지 않아도 아는 이유는 내가 7시에 기상하고, 주말에는 낮에 잠을 자기 때문이다.
 
평일 아침.
내가 눈을 뜰 무렵 옆집 문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냐오오오오옹아오오옹
 
복도에 울려 퍼지는 고양이 소리. 주인에게 인사를 해주는것일까. 아니면 가지 말라고 우는것일까. 알수가 없다.
 
고양이를 키우는것일까?
그냥 밖에서 고양이가 우는게 아닐까.
 
많은 생각을 했다. 하지만 나는 이 도시에서 1년동안 살면서 고양이를 한번도 본적이 없다.
클리넷으로 모든 쓰레기는 철저하게 처리해버리고
구석진 골목조차 없는 매우 정비가 잘된 신도시이기 때문이다.
 
나의 고향 집은 동물농장이다.
동물을 좋아하는 아빠는 안키운 동물이 없다.
지금도 고향에는 개2마리 고양이 1마리 토끼 15마리 닭 30마리가 있다.
소와 돼지, 새, 흑염소, 양도 키워봤다.
 
고향집은 매일 정확한 시간에 닭들이 울기 시작하고, 밥달라고 꿖꿖꿕 거리며
집안에서 기르는 고양이는 집밖의 개를 향해 냐오오오옹 거리며
개들은 으르렁 거리고
토끼는 찍찍직 거리며 우는 곳이다.
 
그래서 나는 그 소리에 대해
처음에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업무 스트레스가 쌓이며 불면증과 예민함이 몰려들기 시작하자
너무 많은것이 걸리기 시작했다.
 
어찌 된 것인지 옆방현관문부터 엘리베이터까지 종종 고양이 모래와 고양이 사료가 떨어져 있다.
어찌하면 이럴까?
그런데 이 사람은 몇일째 그걸 치우려는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건물을 청소해주는 사람이 와서 그걸 치우긴 했지만
자기가 어지른 것임에도 불구하고 치울 생각이 전혀 없다.
나는 그 모래와 사료의 길을 지나가야, 내 집이 나오기 때문에
미간을 찌푸리며 그 사이를 건넌다.
 
불면증으로 간혹 5시까지 잠을 못잘때가 있다.
그때 옆방에서 우다다다다다닥 와그작 와그작 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고양이가 뛰는 소리와 사료를 먹는 소리이다.
 
조용한 새벽이라서 너무 잘 들린다.
아마 계속 그래왔을 것이지만, 예전에는 스트레스가 적어 잠을 잘 잤기 때문에 못들었던 소리일 것이다.
그 소리가 얕게 든 잠을 다 쫒아버린다.
겨우시 6시쯤에 잠이 들지만 이내 7시 고양이 우는 소리와, 내 알람소리때문에 기상한다.
그리고 출근할 준비를 한다.
하루종일 견디다가 저녁에 있는 약속들을 처리하고 쓰러지듯 잠을 자고... 그러한다.
 
그리고 옆집남자는 주말 낮에 꼭 방을 청소한다.
꼭 현관문을 열어놓고 청소기를 돌린다.
현관문을 닫아두면 청소기 소리는 매우 조금만 들리지만, 현관문을 열어두면 매우 내방에서 잘 들란다.
 
그런데 고양이가 청소기 소리를 무서워 하나보다. 청소기 돌아가는 내내 냐오오오야냐오냐오야양
계속해서 운다. 청소기가 크게 울리면 고양이는 질세라 목소리를 높힌다.
나는 주말에는 낮에 자는데 꼭 나를 깨운다.
 
 
집주인에게 문자를 남겨보았다.
 
여기, 애완동물 반입가능했나요?
 
응. 왜 문제있니?
 
아니에요. 아무일 없어요. 수고하세요.
 
 
나는 전화를 잡고 한동안 고민을 한다.
지금도 고민을 하고 있다.
 
나는 동물을 좋아한다.
그래서 동물을 기르는 사람을 이해할 수 있다.
힐링타임으로 이삼주에 한번 애견카페에서 멍하니 2시간동안 앉아있는게 내 일과일 정도로
나는 동물을 좋아한다.
동물을 기르고 싶지만 동물에게 미안한 일을 하고 싶지 않아, 자취하고 7년동안 한번도 동물을 키운적이 없다.
고향집에가면 개들을 대리고 2-3시간씩 산책을 하며 애견카페에서 개들을 보며 스트레스를 풀 정도로 나는 동물을 좋아한다.
 
그런데 나는 옆방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이 매우 밉다.
고양이는 잘못이 없다. 사람이 잘못이다.
하지만 내가 집주인에게 이야기를 하면 필히 옆방사람에게 문제가 갈 것이다.
 
 
나는 옆방 사람이 이해가 된다.
 
하지만 나는 너무 지금 힘들다.
 
내 스트레스의 근본적 원인은 옆방남자가 아니다.
괜히 예민하게 구는건 아닐까. 성질을 부리는게 아닐까.
나도 시끄럽게 하는 경우 있을 것이다.
서로 조금씩 양보해 가면서 살아가야 하는게 맞지 않을까.
 
하지만 나는 지금 너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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