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축구연맹, 전북 심판 매수 사건 심의 돌입
프로축구 K리그 전북 현대가 2017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이 박탈될지도 모르는 위기에 놓였다. 최근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전북 스카우트의 '심판 매수 사건'에 대하여 심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판 매수 전북, AFC 차원 징계 심의 시작
AFC 규정에 따르면 승부조작이나 심판 매수를 비롯하여 어떤 식으로든 부정한 방법으로 경기 결과에 영향을 미치려고 했을 경우, 그 팀은 다음 시즌 AFC 주관 대회에 참가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심판 매수 사태 자체는 비록 자국 리그 내에서 벌어진 것이라고 하지만, 결과적으로 자국리그 성적으로 ACL 출전권이 결정되는 만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이는 ACL 대회 전체의 권위나 공정성과도 직결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이다.
AFC는 이번 사건을 긴급 안건으로 상정한데 이어 연맹내 독립 조직인 '출전 관리 기구(Entry control body)'에 심의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인도 출신 5명이 심사위원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FC가 굳이 독립 기구에 이 사건을 별도로 맡긴 것은 사안의 중요성을 꽤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심사위원에 전북에 대한 징계를 가장 강하게 주장하는 호주 출신 위원이 있다는 것도 좋지않은 조짐이다.
전북과 K리그의 자업자득
씁쓸한 일이지만 한편으로 전북과 K리그의 자업자득이라는 냉정한 평가를 피할 수 없다. 특히 전북은 이번 사태가 처음 공론화되었을 때부터 스카우트의 개인적 일탈이라는 설득력 없는 주장만을 반복하며 사건을 축소하는 데만 급급했다.
'책임을 지겠다'던 최강희 감독과 이철근 단장 등 전북 수뇌부는 결과적으로 시간이 흐르고 사건이 무마되기만 기다렸을뿐 지금까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 오히려 최강희 감독은 ACL 우승 이후에는 성공에 대한 '자화자찬'이나 '선수단도 이번 사태의 피해자'같은 약자 코스프레로 본색을 드러내며 자신들을 합리화하기에 더 바빴다. 미디어 역시 그래도 '전북 같은 빅클럽이 잘되야 K리그가 산다'는 '국뽕주의'에만 기울어 전북의 ACL 우승과 외적인 성공만을 부각시키고 응당 당연히 짊어져야 할 책임과 개혁을 요구하는 데는 소홀했다.
차라리 깔끔하게 K리그 내에서 먼저 전북에 단호한 징계와 재발방지 대책을 제시했다면 어땠을까. 일각에서 주장하던 2부리그 강등까지는 아니어도 내년도 ACL 출전권을 박탈할 정도의 승점 감점은 이루어졌어야 했다. 그래야 전북이나 다른 구단들도 이번 사태에 엄중한 책임감을 느꼈을 것이다. 전북이 내년 ACL에 출전하지 못해도 K리그에서 후순위 팀이 자격을 승계하면 그만이다. K리그도 어떤 형태의 승부조작이나 부정행위에 대하여 단호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설픈 미봉책으로 사태를 무마하려고 했던 전북과 연맹의 대응은, 결국은 남의 손(AFC)에 의하여 강제로 ACL 출전권을 뺏기게 될지도 모를 최악의 상황을 초래했다. 만일 AFC가 전북의 출전 자격을 박탈할 경우, K리그 차순위팀이 출전권이 돌아올지도 미지수다. 지난 시즌 4위는 울산 현대인데 AFC의 결정이 늦어질수록 챔피언스리그를 준비할 시간도 부족하다.
설사 운좋게 전북이 징계를 피한다고 해도 두고두고 이 사건이 주홍글씨로 남아 아시아 축구계에서 K리그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남길 것은 불보듯 뻔하다. 국내 축구팬들 입장에서는 전북이 이러려고 ACL 우승에 집착했나하는 씁쓸한 자괴감을 감출수 없는 상황이다.
전북현대의 ACL 참가 박탈 당해도 당연히 아무런 말도 하면 안되고 K리그 차순위팀 참가도 하면 안된다고 생각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