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는 또렷이 나타난다. 이명박 정부는 본인 확인 절차를 의무화하는 '강제적 인터넷 실명제' 의무대상 웹사이트를 기존 37개에서 153개로 확대했다. 또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해 인터넷 전체로 이를 확대하려고 계획 중이다.
현재 인터넷에서 표현의 자유를 가장 크게 침해하는 제도는 '임시조치' 제도다. '임시조치'는 공개된 게시물로 인해 명예훼손 등 피해를 신고할 경우 게시물을 30일간 차단하는 조치다. 애초 권리를 침해당한 피해자를 구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제도는 그러나 현재 권력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통제하는데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주성영 의원 등 정치인과 어청수 전 경찰청장 등을 비판하는 글들이 명예훼손이라는 이유로 '임시조치'에 의해 차단됐다. 최근에는 장지연 리스트 관련해 조선일보사에서 임시조치를 요구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시정요구 및 방송통신위원회의 시정명령에 의한 표현의 자유 침해 사례도 다수 존재한다. 2008년 5월 포털사이트 '다음'의 커뮤니티 '이명박 탄핵을 위한 범국민운동본부'에 올라온 게시 글을 심의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언어 순화와 과장된 표현의 자제 권고'를 내렸다. 방통심의위가 문제 삼은 글은 "이명박, 아주 지능형입니다"라는 글로, 이명박 정부의 의료보험 민영화 시도를 우려하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이를 두고 "방통심의위가 불법적인 표현도 아닌, 일상적인 사람들의 언어생활 자체를 통제하려 한다는 우려를 낳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또 방송통신심의위는 2008년 7월, 특정 업체 불매운동과 관련한 다수의 게시 글 중 58건에 대해 '해당 정보 삭제' 시정 요구를 내렸다. 당시 누리꾼들은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등 보수 매체에 광고를 싣지 말 것을 촉구하며 해당 회사 제품 불매운동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매일 이들 신문에 실린 광고주 목록을 인터넷에 올렸는데, 위원회는 이를 삭제하라고 한 것이다.
당시 방송통신심의위는 해당 게시물을 두고 "위법행위를 조장하여 건전한 법질서를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라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내용에 해당한다"고 결정했지만 그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30년 동안 적용되지 않아 사문화되었던 전기통신기본법의 '허위사실 유포죄'가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부활됐다. 인터넷논객 미네르바를 비롯해 동맹휴업을 주장했던 청소년, 시위자의 사망 의혹을 제기한 시민 등이 기소되거나 경찰에 조사를 받았다.
진보네트워크센터 오병일 활동가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은 누구나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곳"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검열로 인해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에서 한나라당이 추진 중인 사이버 모욕죄가 도입될 경우 '이명박 쥐새끼'라고 인터넷에 글을 올리면 이젠 구속까지도 감수해야 할 지경에 이를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과거 정권이 자행했던 전방위적 언론통제를 답습하는 이명박 정권
인터넷만이 아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가장 큰 표현의 침해를 받고 있는 분야는 다름 아닌 언론이다. 과거 정권이 자행했던 전방위적 언론 통제를 답습하며 언론자유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명박 정부는 집권 이후 대선캠프에 참여한 특보들을 각 방송사와 언론유관기관에 임명했다. 방송특보단 양휘부 단장의 경우 한국방송광고공사 사장으로, 특보였던 이몽룡, 정국록 차용규 등은 각각 스카이라이프 사장, 아리랑TV 사장, OBS 사장 등으로 임명했다.
방송전략실 김인규 실장은 한국디지털미디어산업협회장으로, 정군기 보도분석팀장은 한국방송광고공사 공익사업본부장으로, 이성완 TV토론팀장은 아리랑TV 방송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언론위원회 최규철 부위원장은 뉴스통신진흥회 이사장으로 상임특보였던 김현일 전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한국방송광고공사 감사로 임명했다. 언론위원회 특보였던 기세민, 서옥식, 임은순 등은 각각 신문유통원 경영기획실장, 한국언론재단 사업이사, 신문유통원장 등으로 임명했다.
방송특보단 상임특보였던 구본홍 전 MBC 보도본부장을 YTN사장으로 임명된 것과 정연주 전 KBS 사장을 밀어내고 사장에 취임한 이병순 KBS 사장, 이명박 대통령의 멘토로 잘 알려진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등은 이미 잘 알려진 낙하산 인사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소위 말하는 언론의 재갈물리기식 통제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검찰은 지난 18일 미국산 쇠고기 문제를 보도한 문화방송 PD수첩 제작진 관계자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구본홍 YTN 사장 반대투쟁을 이끈 노종면 YTN 노조위원장이 구속되기도 했고 정연주 전 KBS 사장의 축출을 반대하는 KBS 사원들의 행동을 저지하기 위해 경찰력이 투입되기도 했다.
민간독립기구로 출범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정치심의기구'로 변질돼 언론에 재갈을 물리는 도구로 전락됐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현 정권에 비판적인 보도를 한 MBC <PD수첩>과 <뉴스후>에 대해서는 시청자 사과를, <시사매거진2580>,<뉴스데스크>에는 경고와 권고를 의결한 반면 KBS가 '재야의방송'에서 이명박 정부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를 삭제하고 손팻말을 알아볼 수 없도록 영상 처리한 프로그램에는 '권고'를, 뉴스보도에서 '어청수경찰청장 사퇴'라는 글씨를 편집, 삭제한 것에 대해서는 '의견제시'조치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