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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의 의료행위 (스압)
게시물ID : humordata_79811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사악하군
추천 : 1
조회수 : 1404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1/05/30 15:17:37
육군 28사단 80연대 의무중대 약제병을 보낸 사람으로서 군 의료 시스템에 대해
제가 느낀점을 써보겠습니다.

댓글에 꾀병을 부리는 많은 가라환자 때문에 지금의 사태가 왔다는 것에 저도 어느정도 공감합니다.
하지만 그걸 떠나서 군대내의 의료문제점은 많습니다.

우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근육통 혹은 삔것 같아서 갔을때랑 감기로 갔을때랑 약이 같다는것에 대해 한마디 해보면
사회에서는 약이 다 틀립니다.
제약회사에서 근육통의 통증에 전문적으로 작용하여 통증을 완화해주는 약과
다른 통증(예를 들면 치통 같은)에 전문적으로 작용하여 통증을 완화해주는 약은 틀립니다.
하지만 군대내에서는 다 똑같죠.
보급문제도 있겠지만(특히 하급부대)
특정 부위에 작용하는 약은 하급부대에서 다 가지고 있을수가 없습니다(약국의 그 수많은 약을 대대마다 다 가지고 있으려니 돈이 모자른거죠)
그래서 통합적으로 작용하고 많이 쓰이는 약만 보급을 해줍니다.
예로, 이부브로펜(감기조심하세요~ 란 광고 약의 브로펜의 성분)은 해열진통제로 구분이 가능합니다.
해열작용이 있기에 감기약으로도 주고, 진통 작용도 있기에 각종 통증의 처방으로도 약을 주죠.
그리고 무수히 많은 자잘한 효과가 이부브로펜은 포함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약들이 몇가지 약효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 약이나 약의 종이상자 안에 있는 설명서를 읽어보면 수많은 효과가 있는것을 알수 있을껍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대대급 의무부대에 오는 사람들의 경우 주 환자가
감기이거나 아니면 어떤통증 때문에 오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해열진통제인 이부브로펜을 모두에게 처방합니다.
하지만 제가 배운 지식으로는 이부브로펜은 소화장애를 유발할수 있는 단점이 있기때문에
소화제를 같이 처방합니다.
그래서 감기걸려 온 사람이나 근육통으로 온 사람이나 심지어 배가 아파(이 경우는 배가 어떻게 아프냐에 따라 같은 약일수도 아닐수도 있습니다.)오는 사람에게도 같은 약이 나가는 경우가 있죠.

다음으로 더 큰 문제는 보급문제입니다.
우선 보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군대내에서 가장 흔한 질환인 고열을 동반한 감기
사회에서는 주사 한방이면 대부분 다 나을껍니다만
대대급에서는 주사액 앰플이 그렇게 많이 보급되지가 않습니다.
어떤 경우는 주사기 보급량도 절대적으로 부족해서
바늘은 버리고 주사기는 멸균 소독하고 바늘만 보급되는걸로 주사기를 재사용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때 주사기는 1mm 초소형인데, 바늘은 딥따 큰 비정상적인 주사기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조금 심한 사병에게만 주사를 주게 되고
조금만 덜 심해도 주사는 잘 안주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더 심해지고 심한 경우 패혈증을 앓는 경우도 있죠.

그리고 군의관을 욕하시는 분이 많은데
일부 무개념 군의관도 있지만 안그런 군의관도 많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대급 규모면 본대에만 5개중대(본부중대+4중대)에다가
근처에 딸려있는 각종 격오지까지 군의관 혼자서 다 커버해야 하는 겁니다.
격오지 외진한번 나갔다 올려면 이동시간+진찰시간 하다보면 반나절이 지나가버립니다.
거기다 각종 회의, 대대장 혹은 연대장 등의 지휘관 호출, 일주일에 두번 있는 외진(군의관이 외진을 갈필요는 없지만 군 시스템상 차를 탈려면 간부가 타야 하는데, 대대급 의무대에 있는 간부는 군의관이 전부입니다.)을 하다보면 시간 다 뺏어먹죠.
거기다 군의관은 장교다 보니 5시 되면 칼퇴근하니 군의관 얼굴보기는 하늘의 별따기가 되어 버리죠.

거기다 환자들은 간부 눈치, 고참 눈치 본다고 일과 시간 다 끝난 시점에 오니
군의관은 못만나고, 의무병만 보고 대충 약받아서 돌아갈수 밖에 없는겁니다.
의무병이 무슨 힘이 있어 환자 중대장 혹은 그 중대 간부에게 
이 환자는 지금 감기 초기 증상으로 오늘 밤에 야외 근무를 선다면
감기가 심해져 내일 있을 훈련 혹은 작업에 지장을 초래할수 있기 때문에
오늘의 근무는 열외시켜주십사 얘기하겠습니까?

이상 779일 동안 행군때 엠비한번 못타보고 튼튼한 두다리로 걸어다녔던 약제병 경험을 토대로 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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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줄요약
군대의료시스템이 개판인 이유는
사람문제보다는
돈이 없어서 보급이 개판인 문제가 더 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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