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드 브라우닝 감독의 1932년 영화로, 영화에 나오는 사람들은 놀랍게도 실제 서커스에서 활약했던
기형인간들이었습니다.
토드 브라우닝은 이전에 벨라 루고시 주연의 드라큘라를 감독했던 사람으로 그 영화로 호러 영화계에 큰 족적 - 지금도 영화속 드라큘라 계보에 벨라 루고시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 을 남겼던 감독입니다.
영화 프릭스의 줄거리를 간략하게 요약해보자면, 서커스를 배경으로 미녀 곡예사 '클레오파트라'와 그녀를 사랑하는 난쟁이 한스를 주인공으로, 클레오파트라가 한스가 사실 부자였단걸 알면서 결혼을 하고, 한스를 죽이려 하다가 역으로 복수를 당한다는 심플한 이야기입니다. 여기에 중간중간 서커스 단원들 이야기가 들어갑니다.
호러 효과도 훌륭해서 옛날 영화임에도 강렬한 인상을 주고(특히 비오는 날 도망가는 클레오파트라를 쫓는 주인공 일행의 모습은 압도적입니다) 영화 자체도 나름 재밌습니다만, 아무래도 소재도 소재거니와 영화속 인물들이 분장이 아닌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들이라는데에 1930년대 당시 관객들한테 이 영화는 어마어마한 충격이었고, 상영금지 처분을 당해 감독 토드 브라우닝의 경력은 그걸로 끝났습니다.
이후 세월이 지나, 1962년 베니스 영화제에서 공개되어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부활, 호러팬들에게 다시금 사랑받는 작품이 되었습니다.
작품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
이 영화에 등장하는 서커스 단원들을 간략히 소개해보자면
주인공인 난쟁이 한스는 '돌 패밀리'라는 난쟁이 극단의 스타 '해리 얼스'가 연기했고, 한스를 사모하는 난쟁이 소녀 프리다는 그의 친 여동생 '데이지 얼스'가 연기하였습니다.
서로의 몸이 붙어있는 샴쌍둥이는 '데이지 힐튼'과 '바이올렛 힐튼' 자매로, 영화에서 처럼 둘은 각자 다른 남자와 결혼했습니다.
상반신만 남아있는 남자는 '조니 엑'이 연기했습니다. 피아니스트로도 활동했다고 합니다.
팔 다리가 없는 토르소 프린스 '라디안'은 서인도제도 출신으로 결혼해서 아이까지 낳았습니다. 영화에서처럼 입만을 사용해서 담배에 불을 붙이는게 그의 장기였습니다.
너무 말라서 해골인간이라 불렸던 '피터 로빈슨'.
남자와 여자가 한몸에 있는 양성인간 '조세핀 조셉'.
수염난 여자 '올가 로드릭' 등 당대 유명했던 배우들을 다 끌어모았던 일종의 '올스타전'(?) 같은 영화였습니다.
사실 자극적인 소재로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키려한게 아닌가 하는 인상이 들수도 있으나, 사실 토드 브라우닝 본인부터가 어렸을 때부터 서커스단을 떠돌다가 후에 D.W.그리피스 감독에게 발탁되어 감독 경력을 시작한 사람으로 서커스 방면 사람들과는 친분이 있었고, 실제로 영화를 보면 이 사람들을 어떤 따뜻한 시선으로 보고 있다는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래서 이 영화의 철저한 실패가 가슴아프게 다가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