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상관없는 글일꺼야.'라고 생각했던 그대들의 마음을 안다. 그렇지만 '리리로로님에 대해 뭔가 알 수 있지않을까?' 혹은 '나만의 리리로로님에게 네트워크 스킨십을 시도하다니...초자력 충전시켜주마.'라고 생각했든... 말든... 떡밥 물고 들어온 그대들.. 감사하오. 초짜가 겸허하게도 베스트에 대한 욕심은 없고 그냥 입대 기념으로 뭔가 하고 싶은 욕망의 발현 정도로 각인해주길...
각설하고 질문을 위한 과거로의 회귀를 잠시 하자면...
고등학교때였다. 모학교의 축제에 참가했다. 문학소년이었던 나는 그 학교의 시문학 동아리를 찾았고 거기서 한 여자아이를 보았다. 작은 키에 긴 생머리. 깨끗한 머리결이 바람에 흩날리며 마치 머리카락 하나하나가 중국집 발처럼 하나씩 바람에 웨이브를 타고 있었다. 의식은 앞산 순환도로에 실어 날려보내고 서서히 나도 모르게 그녀의 뒷태에 은신 스킬쓴 듯 다가 가다가... 문득 돌아보는 그녀에 흠칫 놀라고 만다!
'귀...귀..귀엽따아!!!'
정확하게 내가 어떤 포즈로 몇초간이나 스턴 상태로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녀의 첫 말에 난 가까스로 의식을 차린다.
"시 설명 해드릴까요?"
시? 아.. 시에 대한 설명을 해준단 말이지. 아, 여긴 시가 걸려있는 곳이었지.
"시..시요? 네/네/네/네/네/네/네/네...네!"
난... 약 800MHz 진폭으로 초당 팔백만번정도로 말을 떨면서 답했다. 그녀는 웃었다. 그건 그녀의 입장에서는 장애우(처럼 보이는 아이)에 대한 따스한 눈길 정도일지 모르나 내겐 국진이빵에서 피카츄 스티커를 발견한 것과 같은 축복의 버프였다. 솔직히 그녀가 시 설명을 뭐라고 했는지는 하나도 기억나지 않으나 태생적 투명메이크업 스킨에 도톰한 입술, 시력을 상실케하는 깊은 동공 등이 아련히 기억난다.
마무리 안되는 이쯤에서 질문을 드리자면... 그때 그녀의 쇄골 아래 달았던 이름표에 '한송이'라는 이름이 있었는데... 혹시 소시(소녀시대 아님)적 글을 가까이 하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