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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소화
능소화는 여름이 쓰는 문장이라고 말한 사람
꽃은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다
멀리서 피었다가
너의 눈앞으로
공중을 던지고 있는 여름 꽃
나무 안에서 흐르다가
나무 바깥으로 떨고 있는
너의 다친 시간들을 알고 있다
꽃잎을 강물에 던져두고
저녁 내내 기도를 했다고 말한 사람
능소화는 여름의 거짓말
우리는 거짓말에서 한 시절을 놀았네
그런데 저 뜨거운 처연을 어떻게 할까
꽃잎과 꽃잎 사이 빈 곳으로
그곳으로 너의 괴로움이 흘러다니리라
꽃잎 위에서 한 계절을 살고
너는 다친 눈빛으로 우리에게 돌아온다
먼저 핀 능소화가 늦게 핀 능소화에게
작은 소리로 기대고 있다
출처 | http://blog.naver.com/poetone/221075653595 |